법인형 자원봉사센터,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다
법인형 자원봉사센터,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2.2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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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총 3개월간 연구산물 공개
법인형 센터 운영현황 및 역량진단 분석결과 담아
법인형 센터 발전 위한 개선전략 및 지원과제 도출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가 법인형 센터의 운영현황과 역량진단 분석결과를 담은 연구보고서를 발간, 법인형 센터 발전을 위한 개선전략과 지원과제를 제언했다.

2003년 9개에 그쳤던 법인형 자원봉사센터(이하 법인형 센터)가 지난해 기준으로 91개까지 증가하면서 자원봉사센터의 민간중심성 확보와 전문역량 강화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가 지난 12월 10일 법인형 센터 운영현황과 발전방안을 담은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국 자원봉사센터 245개(법인센터 91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된 3개월간의 연구 산물로 법인형 센터의 역량을 심층 분석해 강점과 보완점을 파악하고 법인형 센터 발전을 위한 개선과제를 모색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내 자원봉사센터는 설립주체에 따라 ▲직영형 ▲위탁형 ▲혼합직영형 ▲법인형으로 나뉜다. 법인형은 말 그대로 독립된 법인격을 갖춘 단체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역시 2010년 출범 후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다 지난해 1월 독립된 법인격을 갖춘 법인형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측은 “위탁형으로 운영될 때는 2년 주기로 위탁계약이 갱신돼 운영의 안정성과 직원 고용의 연속성 등에 한계가 있었다”며 “하지만 독립법인형 체제에서는 독자적인 의사결정은 물론, 외부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자체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어 장기적으로 탄력적인 재정 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보고서는 역량진단 분석을 통해 법인형 센터의 강점을 실증적으로 확인, 자원봉사센터 민영화의 정당성을 확보하면서도 약점을 함께 분석해 법인형 센터의 개선전략과 지원과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5개 영역별 법인형 센터의 역량 수준

■대인관계 역량 뛰어나…민간재원 확보는 약점

역량진단 분석은 국내 법인형 자원봉사센터 90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7명과 그룹 인터뷰(FGI)를 진행했으며 83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5개 영역 및 23개 세부 요소에 대한 역량을 분석했다(7점 척도 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먼저 5개 영역별(▲가치와 목표 ▲관리체계와 인프라 ▲사업관리 및 수행기술 ▲거버넌스, 리더십, 인적자원 ▲대외관계) 진단조사결과 법인형 센터는 대외관계영역에서 특히 높은 역량을 보였다. 반면 가치와 목표 영역의 역량은 낮게 나타났다.

소재지역 및 규모, 운영기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다. 10명 미만의 소도시형 소재 기초법인센터 17개소와 1년 미만 법인센터 10개소는 모든 영역에서 보통 수준(5점)보다 낮은 역량을 보였다.

23개 세부 항목별로 역량을 진단한 결과 법인형 센터는 ▲유관조직간 협력 ▲지자체와 협력 ▲팀워크 ▲의사소통체계 등 대내외적 관계 역량과 재무관리 체계(정부의 엄격한 예산 지침 준수 및 기부금 등 투명성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응하는 역량)에서 강점을 보였다.

반면 시설지원(센터 물리적 공간 등)과 민간재원 확충, 고성과자 이직관리, 센터의 미션과 비전 및 성과목표 항목에서는 보통 수준보다 낮은 역량을 보였다.

23개 세부 항목에 대한 법인형 센터의 역량 수준(1~7점)

■구체적인 비전 세우고 민간재원 확보로 자율성↑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연구보고서는 법인형 센터 발전을 위한 몇 가지 개선과제를 제언했다.

먼저 ▲살아 움직이는 실질적인 미션과 비전 필요성이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법인형 센터 중 48%가 기초적 수준 이하의 역량을 보였으며 22%는 명문화된 미션이나 비전이 없었다. 실제로 이번 역량진단 분석에서도 대인관계 역량은 뛰어난 반면 가치와 목표영역에서는 낮은 역량을 보였다.

이에 연구보고서는 조직이 성취하고자 하는 미션과 비전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구체화해 각종 보고서와 문서 맨 앞에 제시하고 조직의 홍보자료로 활용, 조직 내 모든 구성원이 일상적으로 반복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음은 ▲민간재원 확대를 통한 조직운영의 자율성과 전문성 확보다. 법인형의 경우 외부 공모사업이나 기부 등을 통해 민간재원을 자유롭게 확보할 수 있는 강점이 있지만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법인형 센터 중 약 52%는 민간재원 확충 능력이 보통 이하 수준이었으며 약 40%는 기부자가 20명 미만, 15개 센터는 아예 기부자가 없었다.

이에 연구보고서는 법인형 센터가 외부 민간재원 확보를 위한 기회를 적극 포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제안서 작성 능력 등을 향상해야 하며 센터 관리자를 대상으로 프로그램 기획과 평가에 대한 보다 수준 높은 교육이 제공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소규모 법인형 센터 발전을 위해서는 ▲센터들 간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이번 역량진단 분석결과가 증명하듯 소규모 법인형 센터는 인적·물적자원에 대한 접근성과 운영 노하우 부족으로 모든 영역에서의 역량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연구보고서는 중앙센터와 광역센터가 중심이 돼 조직 운영 역량이 높은 센터들의 운영사례를 담은 자료집을 발간, 다른 자원봉사센터에 공유하는 지식공유 체계를 구축할 것을 제언했다. 또 법인형 센터 운영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신규 법인센터 설립 시점부터 일정 기간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보고서 발간 의미에 대해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권미영 센터장은 “법인형 센터의 강점과 보완점, 설립‧운영에 따른 애로사항, 발전과제 등 연구 세부내용을 통해 센터의 민간중심성 확보를 위한 단계적 사업 추진과 제도 개선 방향을 수립하는 데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제언을 바탕으로 법인형 센터 표준모델 제시 및 운영 매뉴얼 제작, 센터 관리자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정부와 지자체의 지침 및 규제 완화 제안 등 차년도 정책개발 사업계획에 적극 반영해 연구의 후속과제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연구책임 : 강철희 교수, 공동연구 : 정진경·이종화 교수, 연구보조 : 김찬미·손하선)이 맡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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