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1~2cm 정도 굽 있는 게 좋아
족욕·마사지·스트레칭으로 피로감 완화
여름에 이어 겨울에도 블로퍼가 유행이다. 블로퍼란 로퍼처럼 앞이 막혀 발등을 덮지만 발뒤꿈치는 슬리퍼처럼 드러나는 형태의 신발이다. 겨울에는 추워 착용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양털 등으로 감싼 형태의 블로퍼가 출시되면서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문제는 블로퍼가 발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걸을 때는 일반적으로 뒤꿈치가 땅에 먼저 닿아 발바닥 아치를 통해 힘이 분산된다. 하지만 블로퍼처럼 굽이 낮은 신발은 뒤꿈치가 닿자마자 힘이 앞쪽으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해 발바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장시간 착용하면 족저근막에 염증이 발생해 족저근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방치하면 염증이 만성화돼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내디딜 때 통증이 심하거나 ▲발바닥 아치 중앙부가 주로 아픈 경우 ▲걷고 나서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가만히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도 발바닥이 아프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하고 빨리 진료받는 것이 좋다.
또 블로퍼는 디자인 특성상 앞쪽이 무거워 발목이나 장딴지 근육에 무리를 준다. 이는 발뒤꿈치 뼈에서 종아리로 올라가는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발생하는 아킬레스건염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발목을 지탱하는 인대들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발목 염좌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발이 피로해지면 걷는 자세가 틀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무릎이나 척추, 고관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평소 평발, 족저근막염 등 족부질환이 있었다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노면이 미끄러운 경우가 많은데 발을 전체적으로 감싸지 않는 블로퍼를 신으면 낙상위험이 커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대동병원 족부센터 유성호 과장은 “현대에서는 신발의 기능적인 면보다 디자인적인 면이 더 중요시되고 있어 여러 족부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신발기능을 잘하고 있는지부터 먼저 체크한 후 디자인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신발은 발가락 공간이 넉넉하고 발 폭이 맞는 것이 좋다. 또 블로퍼를 포함해 슬리퍼, 단화 같은 평평한 신발보다는 1∼2cm 정도 굽이 있는 신발을 선택한다. 발의 아치를 지지하면서 발바닥 전체가 나를 들어준다는 느낌이 드는 신발이 발바닥 전체에 체중을 골고루 분산할 수 있다. 따라서 신발 착용 후 몇 보 걸은 다음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높은 구두나 블로퍼 등 발의 피로감을 주는 신발을 신었다면 다음날은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고 족욕이나 마사지, 발목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면 발의 피로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