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제대로 못 삼키는 ‘삼킴장애’, 재활·식이조절 필수
음식 제대로 못 삼키는 ‘삼킴장애’, 재활·식이조절 필수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1.03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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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킴장애환자 꾸준히 늘어…중장년층 多
원인 정확히 파악 후 치료계획 수립해야
식습관 바꾸고 식사 전 씹기운동 충분히
삼킴장애는 단순히 식사를 방해하는 것을 넘어 흡인성폐렴 등을 일으켜 생명에도 영향을 준다.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충분히 극복 가능한 만큼 적극 치료에 나서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어르신들은 유독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실 때 사레가 잘 든다. 나이 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증상이 반복돼 일상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면 ‘삼킴장애(연하곤란)’를 의심하고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국내 삼킴장애환자는 그간 꾸준히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2015년 1만544명에 그쳤던 삼킴장애환자는 2020년 1만8716명으로 증가했으며 2020년 기준으로 50세 이상이 무려 88%를 차지했다.

■노화, 뇌병변장애 등 원인 다양

음식물을 삼키는 것은 삶의 에너지를 얻기 위해 가장 처음으로 하는 동작이다. 이는 뇌의 연수(간뇌)에서 명령을 내려 행해지기 때문에 연수 주변 조직이 손상되면 음식물을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삼킴장애가 발생한다.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원인은 노화. 음식물을 삼킬 때는 혀와 입, 인두 등 여러 신체기관의 근육이 정교하게 조절되면서 힘을 모으는데 나이 들면 이 근육들은 물론, 이를 조정하는 뇌기능도 약해진다.

뇌졸중, 외상성뇌손상 등의 뇌병변장애도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뇌병변장애는 뇌의 손상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체‧정신적장애를 일으키는데 삼킴장애는 인후두에 관계하는 뇌신경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또 치매, 파킨슨병 등 노인성질환도 삼킴장애를 동반할 수 있다.

■목 팽창감, 잦은 기침 등 유발

음식물은 크게 구강부, 인두부, 식도부를 거쳐 위로 넘어간다. 따라서 삼킴장애는 ▲인두와 후두 부위에 문제가 생기는 인후두 삼킴장애와 ▲식도부에 문제가 생기는 식도부 삼킴장애로 나눌 수 있다.

인후두 삼킴장애가 발생하면 ▲음식물 섭취 직후 목 부위가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들고 ▲말이 어둔해지고 ▲통증과 기침이 자주 난다. ▲역류감 ▲오연(모르고 잘못 삼킴)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식도부 삼킴장애는 ▲음식물 섭취 이후 삼킴 어려움이 느껴지거나 ▲식도와 위 사이에 음식물이 막혀 있는 느낌이 든다.

삼킴장애 진단을 위한 비디오투시검사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사진=구포부민병원).

■비디오투시검사 등으로 진단 

삼킴장애는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각종 검사들을 받아야 한다.

구포부민병원 최규철 병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은 “삼킴장애가 의심되면 어느 단계에서 증상이 발생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가장 먼저 비디오투시 삼킴검사를 고려한다”며 “최근에는 조영제가 섞인 음식물을 섭취해 음식물 이동 움직임을 파악하는 영상투시하 삼킴검사(VFSS)뿐 아니라 내시경적연하검사(FEES), 근전도검사 등을 종합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급성기치료 후 재활·식이조절 병행 

삼킴장애로 진단되면 원인에 맞는 치료계획을 속히 세워야 한다. 원인질환이 있다면 이를 제거하는 급성기치료를 먼저 진행하고 이후 재활치료와 식이조절, 자세교정과 운동을 병행하는 회복기치료를 시행한다.

특히 삼킴장애 극복을 위해서는 꾸준한 재활치료가 필수다. 입술을 열고 닫는 입술강화운동, 혀로 입에 넣은 도구를 밀어내는 설근강화운동 등 연하 관련 근육강화운동과 음식물 종류나 섭취 자세를 변경한 후 연하훈련을 시행한다. 

꾸준히 치료했는데도 경과가 좋지 않아 영양상태가 나빠지거나 폐렴 발생 가능성이 있는 환자는 튜브로 음식물을 공급하거나 필요에 따라 전기자극치료, 약물치료 등을 시행한다.

최규철 병원장은 “삼킴장애는 자연스런 노화증상으로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구강 내 물질이 기도로 넘어가면 흡인성폐렴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필요한 검사들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고 환자에게 맞는 식이자세와 속도, 재활훈련법 등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울증검사, 치매검사, 학습기능검사 등도 재활성과를 높일 수 있어 이 검사들까지 받은 다음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의사, 간호사와 더불어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집중재활치료가 가능한 회복기 재활의료기관*을 선택할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로부터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에서는 뇌졸중을 비롯한 중추신경계 손상환자가 급성기치료 후 3개월 내로 입원하면 6개월간 증상에 따라 요구되는 재활치료를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다. 

꾸준한 재활치료와 더불어 식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쉽게 바스러지는 간식류, 질감이 있는 씨앗류 과일은 피하고 식사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목의 경직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 식사 시에는 허리를 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하며 한번에 많이 먹기보다 조금씩 나눠 먹고 젓가락보다 숟가락, 포크를 사용해 식사한다. 

TIP. 삼킴장애 식사 전후 주의사항

■식사 전 준비 운동법 

1.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목의 긴장 풀기

2. 씹기와 삼키기를 잘하기 위해 볼과 혀 운동하기

3. 성대와 목 근육 깨우기 위해 아-에-이-오-우 등 발음 연습하기

4. 이물질이 기도로 들어갔을 때 기침을 잘할 수 있도록 기침 연습하기

■ 식사 시 주의사항

1. 턱을 아래로 당기고 허리는 90도로 세워 앉기

2. 음식은 천천히 소량씩 넣고 처음 입에 넣은 음식물을 모두 삼킨 후 다음 음식 섭취하기

3. 국이나 물에 밥 말아서 먹지 않기

4. 식사 중 기침이 발생했다면 식사를 멈추고 기침이 멎으면 다시 식사하기

5. 쉽게 바스러지는 간식류, 거친 질감이 있는 씨앗류의 과일은 피하기

■식습관 개선법

1. 음식은 한번에 많이 먹지 말고 조금씩 나눠서 섭취

2. 젓가락보다 숟가락, 포크 사용해 식사하기

3. 찬물보다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물 마시기

4. 식후 30분은 앉은 자세 유지하면서 두세 번 침 삼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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