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자거나 자도 자도 피곤하거나…내 ‘수면장애’의 원인은?
못 자거나 자도 자도 피곤하거나…내 ‘수면장애’의 원인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1.04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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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환자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
불면증부터 하지불안증후군까지 원인 다양
질병으로 인식하고 병원 문 두드려야 해결
수면장애는 원인을 알아야 극복할 수 있다. 수면환경과 습관을 바꿨는데도 유독 잠을 못 자거나 자도 자도 피곤한 경우, 수면 중 자주 깨는 경우, 다른 가족에게 수코골이가 심하다는 얘기를 들은 경우 등은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잠이 보약이라지만 수면장애로 푹 자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결과에 따르면 2016년 49만5506명이었던 수면장애환자는 2020년 67만1307명으로 5년간 연평균 7.9% 증가, 곧 7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수면장애는 원활한 신체·정신활동을 방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뇌졸중, 심근경색, 부정맥 같은 보다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수면장애를 질병으로 인식하고 정확한 진단·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발생원인 따라 사람마다 증상 달라 

수면장애는 우리가 잠을 준비하는 시간부터 수면 중, 주간생활에 이르기까지 수면과 관련돼 나타나는 모든 문제를 의미한다.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또는 일찍 깨는 불면증 ▲코골이나 무호흡 등이 나타나는 수면관련 호흡장애 ▲기면증을 포함하는 과다졸림장애 ▲하루 주기 리듬과 맞지 않아 나타나는 불규칙한 수면각성장애 ▲몽유병 또는 렘수면행동장애 같은 사건수면 ▲하지불안증후군, 이갈이 등 수면관련 운동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수면장애는 발생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잠을 아예 못 자거나, 자도 자도 피곤하거나, 자면서 자꾸 깨는 등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최윤호 교수는 “수면장애를 극복하려면 이를 질병으로 인식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밀검사와 진단을 통해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제대로 된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병원을 찾으면 먼저 병력 청취와 문진 등을 시행한 후 수면일기, 설문지 등을 통해 잠정적으로 수면장애를 진단하는 절차를 거친다. 수면무호흡증 등의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진행한다. 수면다원검사는 몸에 각종 센서를 부착하고 검사실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수면단계와 각성, 호흡, 맥박, 근긴장도나 움직임 등을 살펴보는 검사다. 또 렘수면행동장애와 같은 사건수면 감별을 위해 비디오-뇌파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원인에 따라 양압기치료, 약물치료 등 시행 

수면장애는 원인에 따라 다양한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수면장애인 불면증은 잘못된 수면습관을 개선하고 수면에 대한 믿음을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가 기본이다. 수면제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수면무호흡 등 다른 수면장애를 동반할 경우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수면의학 전문가와 충분한 상의 후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체중감량, 금주, 옆으로 누워 자기 등 전반적인 생활습관 개선을 시도한 후 상기도 양압기 치료를 시행한다. 양압기 치료는 일정한 압력으로 바람을 계속 넣어 기도 공간이 좁아지는 것을 방지, 수면 중에도 호흡을 원활하게 하는 치료다. 사용만 잘하면 90% 이상의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고 알려졌다. 일부 환자는 구강내기구 등을 착용하기도 한다.

2018년 7월부터는 수면관련 호흡장애나 과다수면이 원인일 경우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 수면관련 검사와 치료를 더 쉽게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불안증은 벌레가 지나가는 느낌, 저림, 시림 등 다리에 여러 불편감을 유발하면서 수면을 방해한다. 이는 철분대사와 뇌의 도파민계 이상이 원인으로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몽유병, 야경증 등은 우선 수면 중 발작이 빈번한 뇌전증과 감별이 필요하며 꿈과 관련해 잠꼬대가 심하고 과격한 행동을 하는 렘수면행동장애는 치매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뇌질환과 관련 있을 수 있어 이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

■수면환경은 어둡게, TV·스마트폰은 멀리

원인에 따른 치료와 더불어 수면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우선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등 수면시간을 최대한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환경은 최대한 조용하고 환하지 않게 또 너무 덥거나 춥지 않게 한다.

기상 후에는 뇌를 깨우기 위해 산책이나 조깅 또는 창밖을 바라보면서 아침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또 햇볕이 비치는 낮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면 전 카페인과 흡연, 음주는 피해야 한다. 과한 스트레스와 긴장, 배고픔, 과식도 수면을 방해한다. 최윤호 교수는 “특히 술은 처음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잠을 자주 깨게 하고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킨다”며 “정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장소로 이동해 독서하거나 라디오를 듣는 등 비교적 자극이 적은 일을 하다가 잠이 오면 다시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TV나 스마트폰을 보다 잠 드는 건 금물이다. 전자기기는 수면을 관장하는 멜라토닌분비를 방해하고 뇌의 각성을 증가시켜 오히려 숙면을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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