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발생한 뇌경색, 증상도 예후도 나쁠 확률 높다
밤에 발생한 뇌경색, 증상도 예후도 나쁠 확률 높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2.0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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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일산병원 김동억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주간보다 증상 악화위험 15%↑, 회복확률 12%↓
심야, 이른 새벽 발생 시 지체 말고 응급실 방문해야
동국대일산병원 신경과 김동억 교수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은 발생 시 최대한 빨리 응급실을 방문해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용해술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뇌에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후유증이 남을 위험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심한 두통, 한쪽 팔다리 저림, 감각이상, 말 어눌해짐 등 관련 증상을 알아두고 발생 시 응급조치가 가능한 병원을 신속하게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욱이 낮보다 밤에 발생한 뇌경색은 증상 악화위험이 높고 예후도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야간 뇌경색환자는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일산병원 신경과 김동억 교수와 JLK상무이사 류위선 박사(전 동국대일산병원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배희준 교수 연구팀은 전국 11개 대학병원 신경과에 급성 뇌경색으로 입원한 1만7461명의 임상데이터를 분석하고 예후를 추적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야간(18:00~6:00)에 발생한 뇌경색은 주간 발생 뇌경색(06:00~18:00)에 비해 발병 후 증상이 악화될 위험이 15% 높았다. 또 야간 발생 뇌경색환자들은 3개월째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될 확률이 주간 발생 뇌경색환자들에 비해 1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지정 뇌졸중 중점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김동억 교수는 “생명체가 지구의 자전에 적응하면서 생긴 24시간 생체시계의 영향력이 뇌경색 발병 시간대에 따른 환자의 예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신비롭게 느껴진다”며 ”이번 논문은 오랜 친구이자 연구 멘토이며 이번 연구의 공저자로 참여한 하버드의대 엥 로(Eng Lo) 교수가 약 2년 전 네이처(Nature)지에 발표한 생쥐 실험결과를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환자에서 검증한 최초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동억 교수는 ”야간 발생 뇌경색환자의 예후가 상대적으로 안 좋은 이유는 주-야간 의료의 질 차이 때문은 아니라는 분석결과를 제시했으나 생체시계 교란과 관련된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포함한 복합적원인을 더 상세하게 밝히는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류위선 박사는 야간 발생 뇌경색환자들을 위주로 한 임상시험 연구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류위선 박사는 ”그동안 뇌경색 신약 임상시험이 실패한 이유는 증상 악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치료제의 혜택을 받을 확률도 상대적으로 낮은 주간 발생 뇌경색환자들을 주 연구대상으로 해왔기 때문“이라며 ”향후 임상시험에는 야간 발생 뇌경색환자들도 많이 포함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희준 교수(뇌졸중학회 이사장)와 공저자로 연구에 참여한 UCLA 뇌졸중센터장 제프리 세이버 신경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서처럼 심야 또는 이른 새벽에 발생한 뇌경색은 증상 악화가 더 많기 때문에 기다리지 말고 최대한 빨리 응급실을 방문해 혈전용해술이나 혈전제거술을 포함한 적극적인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연구재단(대학중점연구소 사업), 고양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가참조표준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PLOS Medicine(Impact factor: 11.07)’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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