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의 반작용 ‘비만’, 이제는 회개해야 할 시점
코로나블루의 반작용 ‘비만’, 이제는 회개해야 할 시점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2.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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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코로나19 이후 우울감·불안장애 OECD 국가 중 1위
코로나19 이후 국내 남성 비만 유병률 6.2% 증가한 48% 기록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고도비만의 유일한 치료법은 비만대사수술”

오늘날은 심심할 틈이 없다. 각종 OTT(미디어콘텐츠) 플랫폼과 SNS 발달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 하나로 끊임없이 소통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고독을 잃어버린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너무 빠른 속도 탓일까. 급변한 사회 속에서 서로가 교류하지만 알 수 없는 ‘고독감’이 간혹 엄습한다. 이런 탓에 한동안 ‘혼밥’ ‘혼술’ 등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일종의 자발적 고립인 셈이다. 어쩌면 고독은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이 말한 것처럼 자신을 반성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가져다주는 일종의 촉발점으로 인간이 가진 일종의 회귀 현상이랴.

하지만 이는 자발적 고독이다. 반면 코로나19바이러스는 우리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강제성의 고립을 가져다줬다. 결국 우리는 ‘확진’과 ‘양성’이라는 공포 속에서 방황하며 그 불안을 잠재적 타인을 향해 무의식적으로 쏟아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됐다. 이는 취업난과 실업, 재택근무, 등교제한 등으로 연결됐으며 우울감·불안장애를 보이는 사람들이 평균 3배 증가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우울감·불안장애는 OECD평균치 21.8%보다 높은 36.9%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코로나블루’로 불리는 이 사회적 문제는 정신건강의 범주를 넘어 다양한 종류의 동반질환을 야기하면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중심에 ‘비만’이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이후 OECD평균치 21.8%보다 높은 36.9%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우울증·불안장애 유병률은 코로나19 이후 OECD평균치 21.8%보다 높은 36.9%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30대 비만유병률 크게 증가해

비만은 단순히 몸무게의 증가로 인한 외모의 변화나 현상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의학적으로 비만은 ‘건강을 해칠 정도로 지방조직에 비정상적이고 지나친 지방이 쌓이는 상태’를 뜻한다. 이때 비만도를 체크하는 방법으로는 체질량지수(BMI) 측정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체질량지수(몸무게/키)가 25~29.9인 경우 과체중, 30 이상인 경우 비만으로 진단한다.

문제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19년 이후 우리나라 남성 비만유병률은 1년 사이 6.2% 상승해 48%로 나타났으며 그중 30대 유병률이 무려 11.8% 급등한 58.2%로 확인됐다. 여성 역시 전년 대비 2.7% 상승한 27.7%의 유병률을 기록해 건강문제뿐 아니라 사회적 부담도 크게 증가했다.

이런 까닭에 최근 비만과 정신건강의 높은 상호연관성에도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성인 912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비만(BMI 30 이상 기준)환자에서 ▲불안 및 우울증 ▲양극성장애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등의 진단이 25% 증가했다. 또 코로나19로 외부활동에 제약이 걸리면서 배달음식 소비 증가처럼 좋지 않은 생활습관 변화로 비만유병률이 크게 증가했다.

비만은 괜히 ‘만병의 근원’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 비만은 정신건강과 신체건강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 실제로 비만환자들은 정상 체중의 사람들에 비해 당뇨병, 고혈압이 발병할 확률이 각각 5~13배, 2.5~4배에 이른다. 또 비만은 제2형당뇨병, 심혈관질환, 신경퇴행성질환, 암,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의 연관성이 깊다. 심지어 비만은 코로나19의 결정적 요인이기도 하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는 고도비만환자에게 체중감량 및 유지에 유일한 치료법으로 수술적치료를 권고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는 고도비만환자에게 체중감량 및 유지에 유일한 치료법으로 수술적치료를 권고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도비만, 다학제진료 통한 ‘비만대사수술’ 고려해야

미국에서 6916명의 코로나19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비만은 그 합병증의 영향을 감안해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위험을 유의미하게 증가시켰다. 특히 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사망위험이 증가해 고도비만환자일수록 코로나19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따라서 비만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인식하고 적극 관리에 나서야 한다. 이때 비만치료는 기본적으로 식사치료, 운동치료, 생활습관교정 등 행동치료를 포함하는 비약물치료를 진행한다. 하지만 비약물치료로 체중감량에 실패하면 약물치료와 수술적치료가 고려된다.

기초치료는 평소 섭취량을 줄이고 동시에 유산소운동 같은 신체활동을 병행하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비만과 동시에 함께 발생하는 여러 합병증은 식이요법 및 운동을 통한 체중감량을 더욱 어렵게 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감량에 성공해도 요요현상으로 체중이 늘어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비수술적치료를 통해 효과를 얻지 못하거나 고도비만환자는 수술적치료인 ‘비만대사수술’을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한다. 실제로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는 고도비만에서의 유일한 치료법으로 비만대사수술을 권고하고 있다.

비만대사수술은 체중감량 및 유지와 동반질환 개선에 효과가 뛰어난 치료법으로 장기추적검사를 통해 비수술적치료 대비 월등히 높은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 이때 수술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술전후 다학제적 진료가 동반된다.

우리나라에서 비만대사수술은 2019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비만대사수술 건강보험 적용조건은 ▲체질량지수 35kg/m2 이상 ▲30kg/m2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질환이 동반 ▲27.5kg/m2 이상이면서 기존 내과적 치료로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제2형당뇨병 환자 등이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안수민 학회장(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교수)은 “비만은 우울과 불안장애 등 심리적 불안정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며 “체질량지수 30kg/m2 이상의 고도비만환자는 정신질환을 비롯한 동반질환으로 인해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체중감량 및 유지가 어려운 상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의와 함께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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