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비뇨기건강도 지키는 ‘고수’ 이야기
[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비뇨기건강도 지키는 ‘고수’ 이야기
  •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2.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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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코로나19로 중지됐던 해외 관광이 재개되면서 많은 사람이 찾는 나라 중 하나가 바로 태국이다. 관광대국 태국의 매력 중 하나는 음식이다. 태국요리는 다양한 향신료와 양념을 이용해 달고 시고 쓰고 짠맛이 묘하게 어우러진 특이한 맛을 낸다. 또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깔과 예술적 형태로 눈을 만족시켜주고 신선한 재료와 허브를 사용하는 건강식으로 알려져 있다.

태국은 4모작으로 쌀이 풍부하고 바다와 메콩강에서 나는 수산물, 다양한 열대과일들로 오래전부터 음식문화가 발달했다. 하지만 태국음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독특한 향과 맛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쌀국수나 똠얌꿍을 비롯한 거의 모든 태국음식에 들어가는 ‘팍치’라는 풀 때문이다. 팍치는 영어로 cilantro(씨앗은 coriander), 중국어로는 샹차이(香菜)라고 하며 우리말로는 고수이다.

고수는 미나리과의 한해살이풀로 동유럽과 지중해 동부 연안이 원산지이다. 지중해 음식에 많이 들어가고 동남아, 중국, 중동, 남아메리카에서 향신료로 사용한다. 동남아에서는 육류나 생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고수 잎을 이용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고수는 특유의 묘한 향으로 호불호가 갈리는데 삶은 행주나 세제, 화장품을 입에 넣은 맛이라는 사람도 있다. 상당수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에 맞지 않아 태국정부관광청 한국어 페이지에 ‘팍치 넣지 마세요.=마이 싸이 팍치(ไม่ใส่ผักชี)’라는 번역문구가 소개돼 있을 정도다.

그런데 고수는 고대이집트와 그리스, 로마에서 의약품으로 사용했으며 히포크라테스도 고수의 약효를 인정했다. 탄수화물의 소화능력이 있어 소화제나 복통의 치료제로 사용하고 빵을 구울 때 함께 넣었다. 중세유럽에서는 커피나 토마토처럼 최음제로 이용됐고 중동지역에서도 미약으로 사용했다.

고수는 16세기 스페인 항해사들에 의해 라틴아메리카에 전파됐고 실크로드 무역을 통해 인도와 중국으로 전파됐다.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에 전래된 것으로 추정되며 원유(芫荽), 향채(香菜), 빈대풀로 불렸다. 고수는 삼겹살 등 육류와 콩, 달걀, 생선 등 다양한 음식들과 잘 어울린다. 직접 먹는 것이 부담되면 간장이나 초장에 넣어 먹으면 거부감이 덜하다.

고수에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다. 독특한 향은 제라니올, 리날로올, 보르네올 성분 때문인데 소화촉진, 식욕증진, 진정 및 진통, 항염증의 효과가 있다.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K, 칼슘, 마그네슘, 인이 풍부하고 베타카로틴 성분은 면역력을 높여준다. 이뇨작용으로 노폐물이나 유해 중금속, 독소물질을 배출시킨다.

비뇨의학과 영역에도 고수는 도움이 된다. 항산화작용이 뛰어난 퀘르세틴과 폴리페놀인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해 전립선질환의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고수의 뿌리를 말려서 차로 만들어서 마시면 방광염과 신장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유럽에서는 고수를 강장제로 사용하고 인도의 전통의학 아유베다에서는 고수의 씨앗을 정력증강제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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