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와 인터넷을 통해 무분별한 ‘여성 Y존케어화장품’ 광고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식약처가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 화장품은 ▲Y존세럼 ▲Y존에센스 ▲질세럼 ▲이너세럼 ▲이너젤 ▲에센스질세럼 등 다양한 제품명과 ‘여자한테 좋은 거 넣었다고?’ ‘Y존 탄력과 Y존 보습을 동시에’라는 표현을 쓰는 등 자극적인 홍보문구로 소비자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게다가 여성의 생식기를 가리키는 ‘Y존’과 ‘질’이 반복적으로 언급되면서 마치 질 안에 사용하는 제품으로 오인할 수 있게 만든다. 또 화장품용기도 질 안에 삽입하기 편리한 모양 또는 간편한 애플리케이터 형태로 돼 있다.

특히 이들 제품의 SNS 홍보내용을 보면 질 내부에 도포하는 방식으로 돼 있어 소비자들은 더욱 헷갈린다. 여기에 ‘원하는 부위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이라거나 ‘질유산균이랑 유효성분을 쭉 짜서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사용법을 안내하고 있다.

또 홈페이지에 수많은 소비자가 질 삽입을 통해 질염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후기를 공유하는 방법으로 사용법을 교묘하게 전달한다. 심지어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에게 ‘화장품법상 질 내 사용을 안내드릴 수 없지만 다수 고객님들의 리뷰와 같이 안쪽으로 사용하는 분들이 효과를 보고 계십니다’라는 업체의 답변도 있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슬기 교수는 “여성생식기는 점막으로 덮여 있고 많은 혈관과 림프관이 분포돼 다른 부위보다 투과성이 높다”며 “화학성분이나 약물이 빠르게 순환계에 전달될 수 있다”고 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외음부세정제와 의약품인 질세정제는 구분해야 한다”며 ”화장품의 경우 질염예방 및 치료에 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질 내부에 사용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뿐 아니다. 이들 화장품은 ▲질염예방 ▲질염해방 ▲특허유산균 직접전달 ▲냄새원인균 99.9%제거 ▲가려움증 완화 등의 효능·효과를 내세우며 소비자들로 하여금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밖에 없는 문구들을 서슴없이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임원택 변호사(법무법인 문장)는 “일반인이 봤을 때 한눈에 의약품이 아니라고 인식되는 것을 제외하면 약효가 있다고 표방하는 제품의 경우 이를 모두 의약품으로 간주해 약사법 규제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이들 제품은 상대적으로 단속이 느슨한 SNS를 통해 적극 홍보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무엇보다 가임기여성과 청소년에게 이러한 광고가 가감 없이 노출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김슬기 교수는 “의약품인 질세정제조차 질염치료과 증상완화목적으로 단기간만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며 장시간 사용 시 점막손상 및 질내 정상세균총에 영향을 끼쳐 오히려 질염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뜻하지 않은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소비자 스스로 구매 전 이들 제품에 질염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지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만일 질염이 예방이나 치료됐다는 광고가 들어갔다면 허위과장광고이거나 무허가의약품임을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정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