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제는 무조건 나쁜가?
스테로이드제는 무조건 나쁜가?
  • 정일영 대전 십자약국 약사
  • 승인 2013.11.12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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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 이 약은 스테로이드제인데요, 면역억제작용이 있어 알레르기증상을 가라앉혀요.
환자 : 스테로이드라고요? 스테로이드는 나쁜 약 아닌가요?

얼마 전 TV프로그램에서 관절염환자에게 스테로이드제를 무분별하게 조제해 물의를 일으킨 약국에 대해 방송한 뒤 이렇게 묻는 환자가 많아졌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제가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약으로 병을 치료하는 것을 ‘독(약)으로 독(병)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한다. 스테로이드제야말로 ‘잘 쓰면 약, 못 쓰면 독’인 대표품목이다.
정일영 대전 십자약국 약사
익숙하지 않은 것에 몸이 반응하는 것이 ‘항원-항체반응’이며 이 반응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알레르기반응‘이다. 알레르기는 대개 해롭지 않은 것에 과민반응한다.

피부에서 과민반응이 일어나면 피부가 가려워질 수 있다. 이때 스테로이드제를 먹거나 연고를 바르면 항원-항체반응이 억제돼 덜 가렵다. 스테로이드제는 이런 과민반응을 가라앉게 한다. 그래서 스테로이드 성분의 피부연고가 많은 것이다. 단 무좀균 등 어떤 원인 때문에 피부가 가렵다면 그 원인을 치료해야 한다.

알레르기반응이 일어나면 조직이 붓는 ‘염증반응’도 생긴다. 스테로이드는 소염작용도 강해 염증반응으로 인한 붓기를 잘 가라앉힌다. 갑자기 기관지점막이 부어 기도가 좁아지며 숨이 막히는 천식증상이 있을 때 스테로이드제를 먹거나 흡입제를 기도에 뿌려주면 부어오른 점막이 가라앉고 기도가 넓어져 호흡이 편해진다.

자신의 면역세포가 자신을 공격하는 류마티스관절염, 궤양성대장염,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에도 스테로이드제가 쓰여 면역반응을 가라앉힌다.

스테로이드제는 약효도 강하지만 위장장애, 부종, 감염증 악화, 골다공증, 당뇨병, 녹내장, 여드름 등 부작용도 많다.

스테로이드제가 부작용은 있지만 필요할 때 적절하게만 사용하면 효과가 좋아 처방된 것만으로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 스테로이드는 주사제, 정제, 연고, 흡입제, 안약 등 여러 제형이 광범위하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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