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청각의 날] 빙빙 어지럼증, 알고 보니 ‘귀’ 때문?
[세계 청각의 날] 빙빙 어지럼증, 알고 보니 ‘귀’ 때문?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3.0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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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균형 담당…문제 발생 시 어지럼증 유발
이석증-전정신경염-메니에르병 등 대표적
어지럼증 양상 달라 정확히 구분해 알아둬야
귀 질환은 평소 간과하기 쉽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흔히 겪을 수 있다. 특히 어지럼증은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같은 귀 질환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어지럽거나 세상이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오늘(3월 3일)은 청각 건강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고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청각의 날’이다.

귀 질환은 일상에서 누구에게나 흔히 발생할 수 있지만 어떤 질환이 있는지 잘 모르거나 그저 가벼운 병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귀는 우리 몸의 균형을 담당해 문제가 생기면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 원인이 귀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귀 질환은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이다. 단 어지럼증의 양상은 차이가 있는 만큼 각 질환의 특징을 명확히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이석증…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마다 어질어질, 1~2분 이내로 짧아

이석증은 세 질환 중 그나마 우리에게 익숙한 질환이다. 실제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귀 질환 중 가장 흔히 발생한다. 이석증의 원인은 몸의 균형을 감지하는 전정기관 속 물질인 이석이 제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세반고리관 내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이석이 전정기관을 자극해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특히 좌우로 돌아누울 때, 누웠다 일어날 때 혹은 앉은 상태에서 누울 때, 선반에서 물건을 꺼내고 올려볼 때, 머리를 감을 때 주변이 빙빙 도는 것 같은 회전성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물론 어지럼증은 1~2분 이내로 끝나지만 같은 방향으로 머리를 움직일 때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때 속이 메슥거리거나 구토를 할 수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강우석 교수는 “다행히 이석증은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아도 수주 이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세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전정기관으로 이동시키는 이석치환술을 시행하기도 하는데 치료 후에는 어지럼증이 바로 호전되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를 빨리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전정신경염…심한 어지러움 수시간~수일 지속, 적극 치료 필요

전정신경염은 이석증보다 생소한 질환이다. 귀 깊은 곳에 위치한 전정과 반고리관은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데 전정신경염은 이들 구조물로부터 감각을 받아들이는 전정신경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바이러스감염이나 전정신경으로 가는 미세혈관 이상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정신경염의 어지럼증은 이석증보다 훨씬 심하다.

강우석 교수는 “전정신경염이 발생하면 갑자기 주변이 계속 빙빙 돌면서 물체가 흔들리는 듯한 심한 어지러움이 수시간에서 수일 정도 지속된다”며 “제대로 걷기 힘들 정도의 심한 어지러움과 함께 메스꺼움과 구토가 동반돼 며칠 동안 누워 지내야 할 수도 있고 수주에서 수개월간 어지러움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전정신경염은 어지럼증이 심해 일상을 크게 방해하기 때문에 이석증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발병 초기 며칠간의 급성기에는 진정제 등의 약물을 적극 투여하고 증상이 호전되면 진정제 사용 없이 활동하는 것을 권유한다.

■메니에르병…어지럼증 더불어 이명, 청각증상 동반할 수도

메니에르병 역시 전정신경염만큼이나 생소한 질환이다. 하지만 메니에르병은 어지럼증뿐 아니라 귀에서 삐-소리가 나는 이명이 나타날 수 있고 무엇보다 청력저하 증상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속귀 안에는 청각 및 평형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림프관이 있는데 메니에르병은 내림프관 안에 존재하는 액체인 내림프액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져 내림프관이 부어오르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니에르병이 발생하면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이 발생해 똑바로 서 있기조차 어렵다. 어지럼증은 짧게는 몇 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 동안 나타났다 없어지며 때로는 하루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이석증, 전정신경염과 마찬가지로 구토를 동반할 수 있지만 이들 질환과 달리 어지럼증 전후에 난청이나 이명, 이충만감 등의 기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다. 

강우석 교수는 “메니에르병은 조기 정확한 진단을 통해 식습관 조절과 약물치료만으로도 치료가 잘 되는 경우가 많다”며 “어지럼증이 지속되거나 재발이 잦은 경우 등은 수술을 고려할 수 있으며 이때는 청력상태를 고려해 수술방법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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