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콩팥의 날] 만병의 근원 ‘비만’, 콩팥에도 부담 준다고?
[세계 콩팥의 날] 만병의 근원 ‘비만’, 콩팥에도 부담 준다고?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3.0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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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쌓이면 사구체비만 유도…사구체여과율↓
만성콩팥병 예방 위해 적정체중 유지해야
저탄고지 등 극단적인 식이요법은 콩팥 해쳐
비만은 그 자체로 콩팥을 압박해 기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당뇨병, 고혈압 등을 일으켜 만성콩팥병 발생위험을 높인다. 하지만 무리한 다이어트 식단은 되레 콩팥을 손상시켜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식이관리계획을 세워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은 ‘세계 콩팥의 날’이다. 콩팥은 신장을 말한다. 강낭콩모양에 팥처럼 적갈색을 띠어 콩팥이라고 불리는 것. 콩팥은 주먹 하나만 한 크기지만 생명 유지를 위해 매우 많은 일을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러 질병에 의해 손상돼 기능을 잃을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비만으로 콩팥이 손상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양한 합병증 유발하는 만성콩팥병 

콩팥의 역할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노폐물 배출이다. 몸속에서 신진대사가 활발히 이뤄지면 이 결과물로 적잖은 양의 노폐물이 축적된다. 이렇게 쌓인 노폐물은 소변을 통해 빠져나가는데 이 역할을 하는 장기가 바로 콩팥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콩팥이 손상되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노폐물이 체내에 축적된다. 이로 인해 요독, 부종, 빈혈, 혈압상승 등이 발생하는데 이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콩팥기능이 거의 상실된 만성콩팥병으로 진단한다. 만성콩팥병은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켜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만, 만성콩팥병 발생위험 높여

콩팥을 손상시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잘 알려진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이다. 노폐물 배출을 담당하는 콩팥 속 사구체는 모세혈관덩어리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당뇨병이나 고혈압으로 대혈관이 손상되면 사구체의 모세혈관처럼 작은 미세혈관도 덩달아 영향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비만이 콩팥 손상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산365mc병원 박윤찬 대표원장은 “의학적으로 비만한 사람은 과다축적된 지방이 콩팥을 압박해 사구체비만을 유도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콩팥기능이 저하돼 콩팥이 노폐물을 걸러내는 능력, 즉 사구체여과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콩팥과 비만은 크게 연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둘 간의 연관성은 다수 연구를 통해 보고됐다.

세계신장학회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만성콩팥병 발생위험을 36% 높인다. 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이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비만도에 따른 국내 만성콩팥병환자 유병률을 추적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 22.9 이하인 일반체중군은 만성 콩팥병 유병률이 6.7%였지만 35 이상인 고도비만군은 25.2%로 유병률이 네 배나 높았다.

박윤찬 대표원장은 “비만은 콩팥병의 주원인인 당뇨병과 고혈압 발병위험도 높일 수 있어 콩팥에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며 “콩팥병 예방을 위해서도 적정체중 유지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리한 다이어트, 콩팥 손상 지름길

하지만 무리한 다이어트는 오히려 콩팥에 독이 된다. 요즘에는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과 보충제 등을 과다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근력과 기초대사량 유지를 위해 단백질 섭취는 필수지만 과다섭취 시 체내 질소가 지나치게 쌓여 신장에 무리를 주고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게다가 이미 콩팥기능이 떨어진 상태라면 체내 요독이 축적돼 콩팥손상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지방 섭취를 높이는 이른바 저탄고지 식단 역시 콩팥건강에 위험하다. 우리 몸은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 지방에서 케톤이라는 물질을 생성해 포도당의 대체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즉 지방을 주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열심히 태우기 때문에 체중이 감소하는 것이다. 하지만 콩팥기능이 손상된 상태라면 혈액 내에서 케톤체가 과량으로 증가해 케톤산증이 발생,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지방함량이 높은 붉은 육류 섭취 역시 주의해야 한다. 고려대구로병원 연구팀이 콩팥기능 감소가 없는 고단백 섭취군 1000명의 평균 5년간 콩팥기능을 추적관찰한 결과 총단백 적색육 섭취량이 늘수록 콩팥기능이 빠르게 소실돼 만성콩팥병 발생위험도가 높아졌다.

박윤찬 대표원장은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당뇨병, 고혈압뿐 아니라 만성콩팥병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극단적인 식이요법은 오히려 콩팥을 빠르게 손상시킨다”며 “처음부터 본인의 몸 상태에 적합한 식이관리계획을 세워야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장기적으로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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