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봄, 입 쩍 벌리고 하품하다 ‘턱관절디스크’까지?
나른한 봄, 입 쩍 벌리고 하품하다 ‘턱관절디스크’까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3.1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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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벌릴 때마다 소리·통증 있다면 턱관절디스크 의심
생활습관 조절, 약물치료·구강 내 장치 등으로 치료
입 아예 안 다물어진다면 턱관절탈구일 가능성 높아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하는 등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은 턱관절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 턱관절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평소 입을 벌릴 때마다 턱에서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있다면 턱관절디스크를 의심하고 빨리 치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따뜻한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이맘때면 몸이 더 나른하고 낮이면 졸음이 쏟아진다. 우리 몸이 계절 변화에 한창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무의식중에 입을 쩍 벌리고 하는 하품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자칫 ‘뚝’ 하는 소리와 함께 턱관절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 만일 입을 벌릴 때마다 통증이 있거나 소리가 계속 난다면 ‘턱관절디스크’를 의심해야 한다. 

흔히 디스크는 허리에만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턱관절도 관절부위의 하나로 뼈 사이에 디스크가 존재한다. 이러한 디스크가 여러 원인에 의해 제 위치에서 벗어나 턱관절의 균형이 틀어지면서 통증과 기능문제를 유발하는 것이 바로 턱관절디스크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치과·구강악안면외과 박관수 교수는 “턱관절디스크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선천적으로 변형된 턱관절을 갖고 있지 않은 이상 결국 턱관절에 강한 힘을 주는 다양한 행동과 습관이 턱관절디스크 발병에 주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을 하는 행동 외에도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즐겨먹는 경우 ▲턱을 괴거나 누르고 있는 시간이 잦은 경우 ▲무의식중에 또는 의도적으로 턱에 힘을 주고 있는 경우 ▲잘 때 이를 갈거나 꽉 깨물고 있는 경우 ▲스트레스로 인해 얼굴 근육에 긴장이 지속되는 경우 턱관절디스크를 유발하기 쉽다”고 덧붙였다.

처음에는 턱관절디스크를 의심하기 쉽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 둘 불편한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턱에서 소리가 나거나 ▲입을 벌릴 때 턱이 한쪽으로 삐뚤어져 벌어지거나 삐뚤어졌다가 다 벌리면 바르게 되거나 ▲입을 벌릴 때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나다 덜컥하는 느낌 후 벌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턱관절디스크가 좀 더 진행되면 ▲턱을 앞으로 내밀거나 한쪽으로 틀어야 입이 벌어진다거나 ▲무언가 걸리는 느낌과 함께 입을 잘 벌릴 수 없게 된다. 나아가 입을 벌리고 다물 때 턱관절에 통증이 느껴지고 귀에도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만일 턱관절디스크로 진단되면 턱관절에 악영향을 주는 생활습관을 조절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와 함께 증상에 따라 여러 가지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박관수 교수는 “초기에는 약물치료 등을 시행하지만 증상 개선이 느리거나 증상이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 입안에 장치를 끼워 턱에 가해지는 힘과 위치를 조절하는 턱관절 스플린트, 주사로 관절 내부를 세척해 원활히 움직이게 하는 턱관절세정술, 턱에 가해지는 힘을 조절해주는 저작근 보톡스주사 등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한편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하다가 아예 입이 안 다물어지면 턱관절디스크보다 턱관절이 빠진 ‘턱관절탈구’를 의심할 수 있다. 일단 턱이 빠지면 근육이 갑자기 긴장해 턱이 뻣뻣해지기 때문에 스스로 집어넣기 매우 힘들다.

우선 해볼 수 있는 응급처치로는 긴장을 최대한 가라앉힌 다음 작은 숟가락으로 목젖 부근을 살짝 건드려 일부러 구역질을 나게 하는 방법이 있다. 구역질이 강하게 나는 순간 빠진 턱관절이 저절로 들어갈 수 있다. 몇 번 시도해 들어가지 않는다면 더 이상 무리하지 말고 바로 응급실을 찾는 것이 좋다.

박관수 교수는 “특히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하는 삼킴장애가 있거나 노인의 경우 음식이 역류해 오히려 폐로 넘어갈 수 있다”며 “이때는 섣불리 시도하지 말고 바로 가까운 치과나 응급실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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