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쇠하고 인지기능 저하된 노인, 더 세심한 혈압관리 필요한 이유
노쇠하고 인지기능 저하된 노인, 더 세심한 혈압관리 필요한 이유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3.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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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김광일 교수팀, 요양병원 입원 노인 대상 연구 진행
노쇠하고 인지기능 저하된 노인일수록 혈압수치↓, 혈압변동성↑
노인환자, 맞춤형 혈압관리 필요…건강 취약계층 위한 방안도 강구해야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

고혈압은 한 번 발생하면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전신에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고혈압환자들은 약물복용과 생활관리를 병행하면서 혈압을 꾸준히 조절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은 70세 이상 노년층에서 유병률이 70%에 근접할 만큼 노년기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따라서 혈압 관리는 노년기 기본적인 건강관리법으로 꼽힌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 연구팀이 장기요양병원 및 요양원에 거주하고 있는 노쇠하고 인지기능이 저하된 노인일수록 혈압수치가 떨어지고 혈압 변동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무엇보다 그간 다양한 연구를 통해 노년기 혈압관리의 중요성은 강조돼왔지만 이는 주로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이번 연구는 2019~2020년까지 6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394명의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Health-RESPECT(integrated caRE Systems for elderly PatiEnts using iCT)’라는 비대면 진료정보교류 시스템을 활용해 평균 290일 동안의 혈압수치를 취합하고 혈압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노쇠하고 인지기능이 저하된 취약한 노인일수록 혈압수치는 떨어지고 혈압 변동성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곧 건강수준이 악화될수록 혈압은 저하되지만 동시에 변동성이 증가한다는 의미로 노쇠하거나 치매가 동반된 환자에서는 기존 고혈압치료제를 줄이는 등 보다 세심한 혈압관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혈압 변동성이 큰 경우 혈관이 수축·이완을 반복하면서 큰 부담을 느끼게 돼 동맥경화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고 무엇보다 혈압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고혈압상태를 스스로 인지하기도 어렵다.

연구를 주도한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는 “노인성 고혈압환자들, 특히 요양병원 같은 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환자들은 심장, 뇌신경, 인지기능 등에 문제가 있거나 전반적인 기능상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약물복용을 비롯한 생활관리 차원에서의 포괄적인 진료와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혈압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그간 장기요양병원 및 요양원에 거주하는 노쇠 또는 치매 노인을 위한 최적의 혈압관리 방안에 대한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었다”며 “고령인이 많아질수록 노인 고혈압환자에 대한 적절한 관리는 더욱 중요한 의료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기에 이번 연구에서 활용한 의료정보교류 모델 같은 시스템을 활용, 특히 건강 취약계층에서의 합병증 발생 및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전략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지원사업으로 진행됐으며 영국 노인병학회 공식 저널인 ‘Age and Ageing(IF=10.668)’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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