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함께 신체·정신건강 치유하세요”
“숲과 함께 신체·정신건강 치유하세요”
  • 양정원 기자 (7toy@k-health.com)
  • 승인 2022.03.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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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영태 국립수목원장

· 코로나블루 치유에도 탁월한 효과 입증
· 다양한 산림생물 보존·관리 중요성 커져
· 600년 보전역사 ‘광릉숲’ 보호 주력할 것

최영태 원장은 “가드닝 프로그램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사회 전반에 만연된 정신적 고통의 경감에 좋은 대안적 치료가 될 것”이라며 “감염에 대한 불안, 활동제약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우울감 완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최영태 원장은 “가드닝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며 “감염에 대한 불안, 활동제약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우울감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요즘은 나만의 코로나블루 극복법을 찾아 나선 분위기다. 특히 반려식물을 키우거나 밀폐된 공간을 벗어나 산으로 향한 사람들이 많다. 탁 트인 자연이 주는 힐링감 역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소소한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속적인 정원활동(Gardening)이 코로나블루는 물론, 사회적 약자의 신체·정신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끼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수목원을 비롯한 11개 기관은 2021년 국내 특수학교, 암센터, 치매환자 및 가족, 조현병·우울증·양극성 장애를 겪고 있는 참여자 221명을 대상으로 5개월 동안 ‘가드닝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 프로그램은 국립수목원의 정원활동 프로그램 기준에 근거해 정원디자인 및 조성, 정원 및 식물관리 등으로 구성했다. 참여자들은 상호 소통하고 기술을 습득하는 등 신체·정신적 치유를 경험했다.

최영태 국립수목원장은 “참여자 221명을 대상으로 사전·사후평가 결과 우울·불안·활력·삶의 질·마음챙김의 변인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긍정적 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해외에서 보고된 가드닝효과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가드닝 프로그램 실시 후 남녀 공통적으로 삶의 질 향상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은 우울·불안증상이 경감되고 마음챙김이 증가하면서 삶의 질이 향상됐으며 남성은 활력증진과 함께 삶의 질 향상이 나타났다. 정신질환자의 경우 우울·불안·활력·삶의 질에서 유의미한 향상이 나타났고 비정신질환자는 모든 영역에서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나아가 정원활동은 코로나블루 치유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에 대한 불안, 활동제약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감소와 사회적 교류증진, 사회화 형성에 도움이 되고 우울감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다. 

최영태 원장은 “가드닝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 전반에 퍼진 정신적 고통을 줄이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올해 대조군에 대한 연구를 추가하고 질병 및 대상자 특성에 맞는 표준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영태 원장을 만나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나눴다. 

- 숲에 어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나. 

먼저 몸과 마음 건강에 주는 영향이 크다. 가드닝 프로그램 성과처럼 사회적 스트레스를 줄이고 면역기능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있다. 또 숲을 가까이 할 때 긍정적 사고와 함께 삶에 대한 기대를 보다 많이 갖게 된다는 것이 증명됐다. 이러한 점에서 수목원은 단순한 휴식장소를 넘어 삶의 해답을 찾는 공간이 될 수 있다. 

또 기후위기 속에서 지구환경을 조성하는 숲의 역할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산소공급은 물론 지구의 물·열·탄소 순환에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나무에 저장된 탄소는 분해시간이 다른 탄소저장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어 저장효과가 뛰어나다.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탄소흡수원으로 제격인 것이다. 기후위기라는 불안 속에서 숲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자연과의 정서적 단절을 극복하고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국립수목원은 어린이들이 숲 생태계를 즐기고 산림생물종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산림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국립수목원은 아이들을 위한 산림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이 숲 생태계를 즐기고 산림생물종에 대해 올바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 산림생물의 보존·관리도 그만큼 중요할 것 같다. 국립수목원의 역할은.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기후변화는 생물종 서식지 파괴, 서식환경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철저한 보전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다. 우선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을 규명하고 추후 기후변화에 따른 변화를 제대로 예측해야 한다. 산불·산사태·태풍 등 예측이 곤란한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해 현지 외 보전을 통해 식물의 영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수목원·식물원 등은 산림생물 보전기관으로서 식물자원 전반을 보전할 수 있어야 한다. 

- 특히 광릉숲은 유일한 희귀 산림생태계다. 어떤 매력이 있나. 

광릉숲은 도시화·산업화 속 산림생물다양성 보전관리에 대한 국가의 자존심을 상징한다. 광릉숲은 저지대 산림과 산림생물종 구성의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희귀 산림생태계이다. 2010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600년이 넘는 역사를 바탕으로 한 광릉숲에는 6000종이 넘는 산림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이자 비무장지대 남쪽에서는 오직 광릉숲에서만 서식하는 장수하늘소가 8년 연속 관찰될 정도다. 다른 지역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오래된 거목도 많고 희귀한 동식물이 유난히 많다. 멸종위기종인 광릉요강꽃, 담비, 하늘다람쥐, 수달, 구렁이, 자라, 둑중개, 올빼미, 까막딱따구리 등이 살아가는 터전이기도 하다.

- 광릉숲 보전을 위한 국립수목원의 포부를 전한다면. 

입산자의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실화, 쓰레기 소각 등으로 600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온 광릉숲이 소실되지 않게 하는 것이 수목원의 주 역할이다. 물론 지역주민, 이용객 등과의 협력도 필요하다. 특히 광릉숲은 포천·남양주·의정부의 경계에 위치한 만큼 이들 지자체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지자체, 지역주민들과의 협력을 통해 광릉숲이 모든 이용객들에게 휴식을 제공할 수 있는 자연생태계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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