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면역항암제, 치료효율 높여줄 새 ‘바이오마커’ 발견
폐암 면역항암제, 치료효율 높여줄 새 ‘바이오마커’ 발견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3.2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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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침윤성림프구(TIL)를 이용해 폐암 면역항암제가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미리 가늠할 수 있게 됐다.
종양침윤성림프구(TIL)를 이용해 폐암 면역항암제가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미리 가늠할 수 있게 됐다.

종양침윤성림프구(TIL)를 이용해 폐암 면역항암제가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미리 가늠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인공지능(AI)를 이용, 환자의 폐암조직을 면역학적 특성에 따라 분류할 수 있게 된 덕이다.

삼성서울병원은 21일 혈액종양내과 이세훈·박세훈 교수, 병리과 최윤라 교수 연구팀이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김효진 교수, 루닛 옥찬영 최고의학책임자(CMO)와 함께 ‘루닛 스코프 IO’을 이용해 종양침윤성림프구의 분포에 따라 비소세포페암에서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암 관련 세계 최고 학술지 중 하나인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F=44.54)’ 최근호에 실렸다.

최근 보험적용이 확대된 폐암 면역항암제(펨브롤리주맙)는 기존 치료제와 비교 시 환자의 생존기간을 늘려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환자마다 치료효과에 차이가 있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현재는 PD-L1이란 암세포의 특정 단백질 발현율을 이용해 50% 이상이면 면역항암제가 단독으로 효과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PD-L1만으로는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를 찾기엔 충분치 않아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찾는 것이 시급했다.

이에 연구팀은 종양미세환경에 머물며 암조직을 공격하는 면역세포인 ‘종양침윤성림프구(TIL)’에 주목했다.

해당 면역세포는 암치료 성패를 가늠할 핵심지표가 될 잠재력을 인정받아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술로는 종양침윤성림프구가 얼마나 존재하는지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해결책으로 인공지능모델을 꺼냈다. 폐암 조직을 분석한 병리학 전문가의 판독결과를 참고해 종양침윤성림프구가 환자의 암조직에 얼마나 분포하는지 병리 슬라이드를 대신 확인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모델을 학습시켰다.

세부적으로 연구팀은 인공지능모델을 이용, 종양침윤림프구의 밀도와 분포에 따라 폐암의 면역학적 형질을 활성과 비활성(제외, 결핍으로 세분)으로 나눈 다음 삼성서울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환자 518명을 대상으로 각각의 경과와 효과를 분석했다.

이때 면역세포의 밀도가 높아 활성이면 그만큼 면역항암제가 효과를 발휘할 기회도 많다는 뜻으로 봤다.

실제로 종양침윤성림프구가 활성인 한자들이 면역항암제 치료반응률이 훨씬 높았다. 각 병원에서 각각 독립된 코호트에서는 물론 둘을 종합해 분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전체 생존기간중앙값 역시 활성환자의 경우 24.8개월로 제외환자 14개월, 결핍환자 10.6개월 보다 향상됐다. 무진행생존기간도 활성환자 4.1개월, 제외한자 2.2개월, 결핍환자 2.4개월로 활성환자가 앞섰다.

특히 같은 조건이라면 1차치료에서 면역항암제를 투여할 경우 효과가 더욱 분명했다. 세부적으로 활성환자의 경우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38개월로 비활성환자 11.9개월 보다 크게 늘었다. 또 무진행생존기간 역시 활성환자가 15.6개월로 비활성환자 4.8개월 보다 연장됐다.

이밖에도 기존 바이오마커인 PD-L1의 발현율이 1~49%인 경우에도 활성환자에게는 면역항암제가 도움이 됐다. 치료 반응율을 보면 22.8%으로 비활성환자 3.9%보다 월등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세훈 교수는 “환자들에게 보다 적합한 치료가 무엇인지 찾는 것은 치료성공으로 향하는 첫걸음”이라며 “새 바이오마커를 보조수단으로 삼는다면 자칫 소외될 수 있는 환자들에게도 치료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병리과 최윤라 교수는 “인공지능모델의 민감도와 특이도가 향상돼 보다 발전된 체계로 거듭난다면 병리의사를 보조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암환자를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이러한 가능성을 엿보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루닛과 공동으로 진행했고 한국연구재단과 국립암센터, 산업통상자원부 포스트게놈기술개발사업,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사업진흥원 한국보건기술연구개발사업, 루닛이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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