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잇몸병 연구결과 발표…구강관리 중요성 전달
생애전환기 구강검진제도 정비 등 정책개선 필요성도 강조
구강건강은 삶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영양섭취를 좌우한다. 하지만 크게 아프지 않으면 굳이 정기검진을 받으면서까지 관리해야 하나 의문이 든다. 그런데 잇몸병 등은 전신건강과도 연관이 깊어 전문가들은 철저한 구강관리야말로 전신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실제로 그간 학계에서는 치주질환과 전신건강 간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들이 다수 보고돼 왔다. 특히 최근에는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3월 24일 제14회 잇몸의 날을 맞아 ‘건강한 잇몸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줄입니다’라는 주제로 행사를 개최하고 관련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이를 통해 심혈관질환과 잇몸병의 관련성을 알리고 칫솔질, 스케일링 등 구강위생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칫솔질, 스케일링, 구강검진…심혈관질환 위험↓
이 자리에서 발표된 분당서울대병원 치주과 이효정 교수와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약 24만명의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9.5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하루 2회 이상의 칫솔질과 연 1회 이상의 스케일링은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각각 9%, 14% 줄였다.
아울러 강시혁 교수는 「Journal of Clinical Periodontology」에 게재된 최신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약 47만명을 분석한 결과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사람에 비해 구강검진을 받은 사람들에서 심혈관질환이 10% 낮게 나타났다. 또 일반건강검진 시 구강검진까지 받았을 때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9%까지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효정 교수는 심장혈관의 단면이 모두 막힌 심근경색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소개하면서 구강 내 세균과 급성심근경색을 일으키는 혈전 내 세균이 연관 있음을 밝혔다. 또 실제 임상사례를 통해 치과치료 시 촬영하는 파노라마 방사선사진과 치주질환의 심도 등을 종합해 심혈관질환을 발견할 수 있음을 알리고 치과 의사들의 전신질환에 대한 조기발견자 역할을 강조했다.
이효정 교수는 “심혈관질환은 사망원인 1위의 질환인 만큼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며 “철저한 구강위생관리가 심혈관질환 예방과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알릴 수 있어 이번 발표가 더욱 뜻깊다”고 밝혔다.
■구강검진수검율 30% 수준…제도 정비 시급
아울러 이날은 구강건강 관리정책 개선에 대한 국가 차원의 노력도 강조됐다.
대한치주과학회 김윤정 이사는 구강검진 중요성은 누누이 강조돼오고 있지만 실제 우리나라 구강검진 수검율은 30%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며 생애전환기검진은 2018년도 이후 통계에 반영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생애전환기검진은 만40세 이상과 만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정부에서 시행하는 무료건강검진사업으로 여기에는 구강검진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다른 검진보다 소홀히 여겨지는 탓에 수검율 또한 제대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
이에 김윤정 이사는 구강검진수검율 향상을 위한 생애전환기검진제도 정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생애전환기(만40세) 구강검진 시 파노라마 촬영 및 진단을 제안했다. 김윤정 이사는 “치과 파노라마 촬영은 치아와 잇몸뼈뿐 아니라 위턱과 아래턱뼈에 발생하는 악골질환을 발견할 수 있으며 다양한 전신질환의 탐지도 가능해져 그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스케일링 보험혜택 대상 확대해야
더불어 대한치주과학회는 구강검진의 중요성과 함께 스케일링 보험 확대 필요성도 제기했다.
현재 국가에서는 만19세 이상에서 1년에 한 번씩 스케일링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치주과학회에 따르면 현재 만19세 이상 성인의 연 1회 치석제거수진률은 불과 20% 선에 머물고 있다.
이에 학회 측은 수진률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홍보 필요성과 함께 연 1회 스케일링대상을 만15세 이상으로 확대하고 만40세 이상 연령층에 대한 연2회 스케일링 보장의 필요성도 함께 제시했다. 구강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과 잇몸병이 급격히 늘어나는 40대 이후에서는 보다 세심한 구강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나아가 1차 의료기관 만성질환 관리사업을 치과까지 확대하거나 검진에 적극적인 가입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등 좀 더 촘촘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회 측은 “다양한 지원과 관심은 치주질환에 들어가는 사회적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전신질환 예방과 관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구강건강 지키는 ‘3.2.4수칙’
구강건강관리의 기본은 꼼꼼한 양치질이다. 하지만 양치질도 올바른 방법으로 제때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에 대한치주과학회는 매년 잇몸의 날 행사에 ‘건강한 잇몸을 위한 3.2.4수칙’을 강조하고 있다.
* 3: 하루에 세(3)번 이상 칫솔질
: 하루 세 번 식후에는 칫솔질을 해야 한다. 치아 사이의 음식물찌꺼기를 제거해야 치태가 생기는 것을 막고 구강 내 미생물 양을 줄일 수 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구석구석 닦아야 하며 식후뿐 아니라 자기 전에도 칫솔질하는 것이 좋다.
* 2: 일년에 두(2)번 스케일링
: 1년에 2회 이상 스케일링을 통해 구강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잇몸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 4: 사(4)이사이 치간칫솔
: 칫솔질뿐 아니라 치실, 치간칫솔 등의 보조기구를 활용하면 치아 사이 구석구석 낀 음식물찌꺼기까지 제거할 수 있다. 특히 잇몸병이 이미 진행됐거나 임플란트를 받은 경우 치아 주변, 특히 이와 이 사이에 치태 침착이 많기 때문에 일반칫솔 외에도 치간칫솔 사용을 병행해야 한다.
대한치주과학회 허익 회장은 “올해도 잇몸병과 전신질환의 관계를 살피고 특히 사망원인 1위 질환인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적극적인 잇몸관리를 통해 줄일 수 있음을 전달했다”며 “앞으로도 국민 구강건강을 위한 정책 제안과 3-2-4수칙과 같은 생활지침을 마련해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국제약 송준호 총괄 사장은 “건강하게 잇몸을 관리하고 정기적으로 구강검진을 받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며 “앞으로도 잇몸의 날이 잇몸병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잇몸병 관리를 위한 실천을 독려할 수 있는 캠페인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는 대한치주과학회가 성분도 복지관에서 장애인을 위한 재능기부활동을 시작한 지 만 10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대한치주과학회는 복지관 내 구강보건실을 설치한다. 우리나라 최초로 구강보건교육실이 함께 구비된 장애인 복지관 내 구강보건실이다.
구강보건실은 학회 회원들의 성금 및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마련됐으며 오는 30일 개소식을 통해 본격 문을 연다. 장애인 치과치료를 위한 관련 설비나 기반시설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상황인 만큼 사회적으로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대한치주과학회는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줄이는 잇몸 건강 관리’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잇몸의 날’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하고 SNS 채널에 카드뉴스를 게시하는 등 온라인을 통한 대국민 홍보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