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금연할 자신 없다면 ‘흡연량’이라도 줄이세요
도무지 금연할 자신 없다면 ‘흡연량’이라도 줄이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4.0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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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이상 감연군, 폐암위험 17%까지 낮아져
금연 이후 다시 흡연하면 폐암위험 48%↑
어렵게 금연 성공했다면 끝까지 유지해야
건강을 위해서는 금연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흡연량을 줄이는 것으로도 암 발생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번 시작하면 좀처럼 끊기 어려운 담배. 하지만 흡연량을 줄이는 노력만으로도 암 발병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금연에 자신이 없으면 흡연량이라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 신동욱 교수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유정은 교수 공동 연구팀은 흡연력이 있는 국가건강검진 참여자 89만3582명을 대상으로 암 발생위험을 분석한 결과 흡연량을 줄인 경우(감연한 경우)에서도 암 발생위험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모두 국가건강검진에서 밝힌 흡연력을 토대로 2018년까지 흡연량 변화에 따른 암 발생여부를 추적조사했다.

연구대상자는 40세 이상으로 평균 추적관찰기간 6.1년 동안 5만869명이 암 진단을 받았다. 이 가운데 81%가 흡연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됐는데 연구팀은 이들을 하루 평균 흡연한 담배 개비수를 기준으로 ▲금연군 ▲감연군 ▲유지군 ▲증가군으로 구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 중 금연에 성공한 사람은 20.6%에 불과했으며 흡연량을 줄인 사람은 18.9%였다. 절반에 가까운 45.7%는 평소 피우던 그대로 흡연을 유지했으며 기존보다 20% 이상 흡연량을 늘린 사람도 14.8%로 적지 않았다.

이들 간 암 발생위험 차이도 뚜렷했다. 연구팀이 흡연 유지군과 비교한 결과 당연히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의 암 발생위험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전체 암을 통틀어서는 6%, 흡연 관련 암은 9%, 폐암은 21%까지 발생위험이 낮아졌다.

그런데 흡연량을 줄인 사람들도 암 발생위험이 낮아지는 효과를 보였다. 흡연량을 50% 이상 감연한 경우 유지군에 비해 전체 암 발생은 4%, 흡연 관련 암은 5%, 폐암은 17% 정도 위험도가 줄었다.

한편 금연에 성공 후 다시 담배를 피우면 암 발병위험이 다시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두 차례 건강검진에 이어 2013년 건강검진 자료까지 있는 사람 68만2996명을 추가로 분석해 금연 중인 사람과 금연 후 다시 흡연하기 시작한 사람의 암 발생위험을 비교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금연 이후에 다시 담배를 피우는 경우 이전 흡연량의 50% 이상으로 감연하더라도 금연 상태를 유지한 경우 와 비교해 흡연 관련 암은 19%, 폐암은 48%까지 발생위험도가 다시 높아졌다. 

신동욱 교수는 “안전한 흡연 수준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흡연자라면 지금 당장 담배를 끊는 게 건강에 가장 좋다”면서 “금연에 실패했다고 낙담하지 말고 일단 흡연량을 충분히 줄여 위험을 낮추고 최종적으로 담배로부터 해방돼야 암 걱정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정은 교수는 “그동안 금연 이후 다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암 발생위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며 “무엇보다 금연 후 재흡연 시 암 발생이 증가할 수 있으니 어렵게 금연에 성공했으면 반드시 금연상태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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