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저하, 피로감…검색어에서도 오롯이 드러난 ‘코로나 블루’
의욕저하, 피로감…검색어에서도 오롯이 드러난 ‘코로나 블루’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4.0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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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의대생들, 네이버 검색어로 한국인의 코로나 블루 밝혀
의욕저하, 피로감 등 검색량↑…거리두기 강화됐을 때 더 증가
네이버 트렌드 활용한 국내 첫 공중보건학 연구성과로 의미 커
(왼쪽부터)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천병철 교수, 김지은·한주희 양 

코로나19로 우울감, 무기력감 등이 사회적으로 만연해진 가운데 실제로 의욕저하, 피로감 등의 단어 검색량이 코로나19 유행 전보다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학부생들은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검색어를 분석, 한국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을 느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연구성과를 이뤄낸 주인공들은 지난 2월 고대의대를 졸업한 김지은·한주희 양. 이들은 의학과 4학년인 2021년 예방의학교실 천병철 교수 연구팀의 학생연구원으로 참여하면서 코로나 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져온 코로나 블루를 실증할 수 있는 방안으로 네이버 검색어 추이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주요우울장애의 정의에 따른 증상인 16개 검색어를 선정한 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해당 검색어들의 상대검색량을 코로나19 유행 전과 후로 나눠 단절적시계열분석을 진행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의욕저하’ ‘불면증’ ‘좌불안석’ ‘피로감’ 같은 증상의 상대검색량이 유행 이후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우울감’과 ‘집중력저하’는 남성에서, ‘무기력함’은 여성에서 유의하게 증가했다. 특히 ‘죽고싶다’와 ‘죄책감’은 유행 초기에는 증가하지 않았지만 유행이 진행하면서 유의하게 검색량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또 2020년 1년간의 검색량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로 비교했을 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상에서 ‘우울감’ ‘좌불안석’ ‘집중력저하’ ‘우유부단’ 등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특히 ‘불면증’ 등은 유행초기에 상대검색량이 높다가 유행이 진행되면서 낮아졌으나 ‘죽고싶다’는 오히려 유행이 길어지면서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단순한 우울증을 넘어 중증단계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정신보건문제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야기된 정신보건문제를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털인 네이버 빅데이터를 통해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해외에서는 구글 트렌드를 이용해 유사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지만 국내에서 한글 검색어와 네이버 트렌드의 빅데이터를 이용한 연구는 현재까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공동 1저자인 김지은·한주희 양은 “고대의대 학생연구활동 지원으로 좋은 연구를 할 수 있게 돼 감사드리고 그 결실이 마침내 논문으로 출판되어 매우 기쁘다”면서 “통계 분석 등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지도교수님께서 지지해주시고 도와주셔서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연구진을 이끌었던 천병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 이후 우울증 관련 증상의 검색량 추이가 증가한 것을 통계적으로 증명해 그간 추측해온 코로나와 대중의 우울감 관계를 간접적으로 증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네이버 검색창을 통해 한국인의 우울증 등 건강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한 발견이며 이처럼 고대 의대생들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면서 도전적인 자세로 연구를 이어가는 의사과학자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SCI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호에 ‘한국에서 COVID-19 유행 기간 주요 우울증 관련 검색량 추이: 단절적 시계열 분석(원제: Trends of Internet Search Volumes for Major Depressive Disorder Symptom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in Korea: An Interrupted Time-Series Analysi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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