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활기찬 노년기 막는 ‘척추관협착증’…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특별기고] 활기찬 노년기 막는 ‘척추관협착증’…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 이수진 울산자생한방병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4.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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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울산자생한방병원 원장

노인을 수식하는 자연스러운 용어 중 하나가 ‘꼬부랑’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허리가 앞으로 굽은 노인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귀에 익숙한 멜로디의 동요인 ‘꼬부랑 할머니’ 때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적에는 동요의 꼬부랑 할머니가 정겹고 다정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의료진으로서 바라보면 현실에서는 허리가 굽은 채 꼬부랑 고갯길을 힘겹게 넘는 장면이 떠오른다. 꼬부랑 허리를 만드는 주요한 이유가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라는 근골격계질환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노화에 따라 척추 주변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신경 통로인 척추관을 서서히 압박하는 질환이다. 특히 허리를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고 앞으로 숙이면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완화된다. 때문에 허리를 반복적으로 굽히게 되고 허리가 굳어 꼬부랑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아울러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노화를 겪는 70대 이상의 노인들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70~80대 척추관협착증환자는 지난해 76만6259명으로 44%로 전 연령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서서히 진행돼 초기에 척추관협착증을 발견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대표증상은 다리 당김과 저림 등으로 오래 걷기가 힘들어지는 것이 있다. 또 일어나기는 힘들지만 일단 움직이면서 허리가 부드러워지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무엇보다 60대 이후 정기검진을 통해 자신의 허리 상태를 살피고 치료에 나서는 것이 좋다.

척추관협착증은 치료시기가 빠를수록 비수술적 접근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치료와 약침, 한약 처방 등이 병행되는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비뚤어진 척추를 밀고 당겨 척추 정렬을 유도하는 추나요법은 척추관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 특히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통증 부위와 경혈에 직접 놓으면 빠르게 통증을 없앨 수 있다. 여기에 근골격계질환에 쓰이는 신바로 한약을 체질에 맞게 복용하면 더욱 좋다.

한방통합치료에 대한 척추관협착증 치료효과는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환자 378명의 허리·다리 통증 및 기능장애지수가 치료 후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특히 퇴원 이후 3년 뒤에 실시된 장기추적관찰에서도 통증 감소, 기능장애 개선 등에서 양호한 상태를 유지했다. 이에 치료 전보다 증상이 호전됐다고 답한 환자 비율이 95%에 달했으며 한방통합치료 만족도는 90%로 높게 나타났다.

나이 들면 모든 곳이 아파지기 마련이다. 허리까지 굽으면 더 서러울 수 있다. 척추가 변형되기 전 미리 손을 써 꼬부라진 허리를 막아야 한다. 팔팔한 노인을 꿈꾼다면 지켜야 할 첫 번째는 허리라는 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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