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 설치게 만드는 ‘하지불안증후군’…혹시 나도?
밤잠 설치게 만드는 ‘하지불안증후군’…혹시 나도?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4.1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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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 불쾌한 감각 동반…밤에 심해져 수면 방해
방치하면 불면증 등 수면장애로 이어질 수도
증상 심하지 않으면 비약물치료로도 개선 가능
하지불안증후군은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방치하면 불면증 등 수면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특징적인 증상을 기억해두고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조기에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다리에 좀처럼 원인을 알 수 없는 불편한 증상이 계속돼 밤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 종아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다거나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찌릿찌릿한 느낌이 든다는 등 호소하는 증상도 제각각. 이때 의심해볼 수 있는 질환이 바로 ‘하지불안증후군’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움직이지 않는 정적인 상태에서 사지에 불쾌한 감각이 동반되는 신경질환이다. 자꾸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일어 움직여주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것이 특징이며 저녁이나 밤에 더 증상이 심해진다. 소아부터 성인까지 두루 발생할 수 있는데 대부분 중년층에서 심한 증상을 보이며 남성보단 여성환자가 많은 편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도파민 결핍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도파민은 몸의 운동기능을 조절하는 뇌신경 전달물질로 부족하면 여러 운동장애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족력이 나타나는 경우도 20~60% 정도라고 알려졌다.

이밖에 이차적 원인으로는 철분 결핍성빈혈, 콩팥기능저하, 알코올중독 등이 꼽히며 몸이 피로하거나 카페인음료 섭취, 온도가 높거나 추운 곳에 오래 노출될 때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특징적인 증상이 있긴 하지만 다리에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는 다른 질환들도 워낙 많아 조기진단 기회를 놓치기 쉽다. 또 움직이면 증상이 완화되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참고 지내는 환자들도 있다.

하지만 휴식 중 또는 움직이지 않고 있을 때 ▲양쪽 다리, 특히 종아리 부근의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한 느낌 ▲다리에 설명하기 힘든 불편한 감각증상(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스물거림, 안에서 터질 것 같은 느낌, 옥죄는 느낌, 전기가 흐르듯 저릿저릿한 증상이나 불편한 느낌)이 들거나 심해지는 경우 ▲움직이거나 다리를 주무르면 이러한 증상이 사라지거나 좀 나아지는 경우에는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하고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다리 외에도 팔이나 기타 신체부위에서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중등도 이상의 증상을 가진 환자의 약 50%는 팔에도 증상이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하지불안증후군의 특징적인 증상 4가지>

첫째, 다리의 불쾌한 감각과 함께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욕구

둘째, 불쾌한 감각 또는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욕구가 가만히 있을 때 시작되거나 심해진다.

셋째, 다리를 움직이거나 주무르면 불쾌한 감각과 욕구가 줄어든다.

넷째, 증상이 저녁이나 야간에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고려대안암병원 신경과 김하욤 교수는 “특히 소아의 경우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주의력결핍장애로 오해하거나 단순 성장통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불안증후군을 방치하면 수면부족이 계속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전문가의 면밀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 기술과 필요한 검사들을 통해 최종 진단한다.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되면 증상의 경증을 파악해 치료방침을 정하는데 증상이 심하지 않고 밤에 가끔 나타나는 정도라면 약물치료보다는 비약물치료를 권한다.

김하욤 교수는 “수면 전 발 및 다리마사지, 족욕, 가벼운 운동(걷기·스트레칭·체조) 등이 효과가 있다”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가장 기본적인 약물치료법은 도파민제제를 투여하는 것으로 대개 1~2주 이내 상당한 호전을 보인다. 철분 결핍이 확인되면 철분제제를 투여해 철분을 보충해줘야 한다.

김하욤 교수는 “도파민제제는 하지불안증후군 증상 개선에 신속하고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치료법으로 파킨슨병에 사용하는 용량의 1/4~1/2 정도만 사용해도 증상이 잘 조절된다”면서 “다만 장기 복용 시에는 약물에 의한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전문가와 상의하에 적절한 용량을 처방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술, 담배, 커피 등도 증상 악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받았다면 이들 요인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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