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행연습 통한 하악재건술, 환자 삶의 질 크게 높여”
“예행연습 통한 하악재건술, 환자 삶의 질 크게 높여”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4.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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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정우 경희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이정우 교수는 “지금까지 하악재건술은 CT 영상을 통해 얻은 정보만을 가지고 수술이 이뤄져 정밀한 수술이 힘들었다”며 “하지만 3D프린팅을 활용한 하악재건술 가이드을 사용하면 하악과 이어 붙일 비골을 수술 전 미리 시행해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정우 교수는 “지금까지 하악재건술은 CT 영상을 통해 얻은 정보만을 갖고 수술이 이뤄져 정밀한 수술이 힘들었다”며 “하지만 3D프린팅을 활용한 하악재건술 가이드를 사용하면 하악과 이어 붙일 비골을 수술 전 미리 시행해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구강암은 입술, 볼, 혀, 입안 바닥, 잇몸, 입천장에 발생하는 암이다. 중앙암등록본부의 2016년 암등록통계 자료에 의하면 구강암은 남성에서 10번째(2.1%)로 많이 생긴 암으로 전체 암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6번째로 흔한 암이다. 문제는 구강암은 턱뼈에 급속히 퍼지며 성장하는 특징이 있어 많은 환자가 턱뼈를 절제하는 과정을 겪는다는 것이다.

특히 구강암은 악성종양인 만큼 주변 연부조직이나 심지어 뼈까지 파괴할 수 있어 안전한 경계까지 광범위한 절제가 이뤄진다. 만일 구강암이 위턱뼈에 위치하면 다행이지만 아래턱(하악골)에 발생하면 기능·미용적 측면을 모두 고려해 재건술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수술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

다행히 최근 신의료기술이 의료분야에 적용되면서 수술부작용과 수술시간이 현저히 줄었다. 특히 3D프린팅을 활용한 ‘하악재건술 가이드’는 환자 삶의 질을 상승시킨다는 평을 받고 있다. 3D프린팅을 활용한 하악재건술 가이드는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돼 수술 시 비골(종아리 뼈)을 환자에게 필요한 만큼만 절취하고 재건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정우 경희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를 만나 3D프린팅을 활용한 하악재건술 가이드에 관해 자세한 얘기를 나눴다.

- 하악재건술은 정확히 무엇인지.

하악재건술이란 하악골 부위의 선천적 기형, 구강암 등의 병변, 수술 실패, 사고 등으로 골손실 및 파괴가 발생한 부위를 생체 적합성 소재로 수복해주는 수술법이다. 하악골은 신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능적으로는 기도를 보호하고 혀와 그 근육들을 지지하며 하악치를 포함하고 있어 저작운동과 연하운동, 구음기능 등에 관여한다.

또 하악은 미용적으로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악골은 적절한 골부 및 연조직의 형태를 유지, 안면하부의 모양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악재건술은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치과 등 다학제진료를 통해 기능·미용적인 측면을 고려해 수술을 진행한다.

- 하악재건술 사용재료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하악재건술은 뼈를 삭제한 후 다른 재료로 빈 공간을 연결한다. 전통적으로 하악과두를 포함한 하악골의 결손은 자가골인 ‘늑골’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 또 금속 보철물과 재건용 금속판 또는 레진, 실리콘 등이 주로 이용됐다.

문제는 하악지와 하악체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하악결손의 경우 2개 이상의 늑골을 채취해야 해서 늑막천공 등의 합병증 발생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또 이식에 성공해도 골편의 흡수로 인해 저작기능장애가 종종 발생했다. 이밖에도 이형성재료를 이용하면 이식재의 파절 등을 이유로 변위와 합병증 위험이 컸다.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자 많은 시도와 연구가 이뤄지면서 최근 종아리뼈 중 하나인 ‘비골’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 3D프린팅을 활용한 하악재건술 가이드의 치료여정은.

지금까지 하악재건술은 CT 영상을 통해 얻은 정보만을 갖고 수술이 이뤄져 정밀한 수술이 힘들었다. 가령 CT영상을 통해 비골 3cm를 채취했지만 수술 시 규격이 맞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었다. 특히 스크류를 조이게 되면 각 골편들이 바깥쪽으로 움직이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하악재건술 가이드를 활용하면 수술 시 절제해야 하는 하악과 이어 붙일 비골을 수술 전 미리 시행해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 수술시간 감소와 재건 시 환자의 얼굴윤곽을 가늠할 수 있어서 의료진과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보완점 역시 존재한다. 수술계획이 수립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린다는 점이다.

- 애니메디솔루션의 3D프린팅을 활용한 하악재건술 가이드의 개발에 참여했다.

맞다. 하악재건술은 고난도 수술이다. 따라서 하악재건술을 자주 하는 입장에서도 부담감이 매번 컸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수술에 들어가기 전 시뮬레이션을 한다면 수술의 숙련도는 대폭 상승한다. 3D프린팅을 이용한 하악재건술 가이드는 일종의 정답지다. 또 후배 의료진 양성에도 큰 장점을 갖는다. 의사들이 이론으로만 배우던 수술법을 손으로 실제로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돼 결국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수술을 많이 집도하는 구강악안면외과에서는 다양한 케이스가 곧 의사의 실력이다. 앞으로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비골뿐 아니라 다양한 이형성재료에 접목한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 신의료기술 인정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들었다.

신의료기술 허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 문턱이 높다. 물론 인체에 적용되는 기술인 만큼 엄격한 잣대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애니메디솔루션의 ‘하악재건술 가이드’ 역시 신의료기술 인정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나마 삼성서울병원, 경희대치과병원 등 전국 상급종합병원에서 대규모 임상을 진행했기 때문에 지난해 4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보건복지부 고시 제 2021-79호 825)로 등재된 것이다. 하지만 가장 안타까운 점은 보험급여다. 보험에 등재가 되지 않으면 병원에서도 사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안정적인 보험급여화를 통해 환자에게 좋은 기술들이 의료현장에서 빛을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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