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일상회복에 기대가 높아지면서 부랴부랴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하지만 구강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나도 모르게 발생한 치아문제 때문에 비행기 안에서 예상치 못한 치통을 겪을 수도 있다. 가산 유디치과의원 심학수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장거리 비행을 앞두고 알아두면 좋은 치아관리법에 대해 알아봤다.
■비행 중 기압변화로 ‘치통·잇몸염증’ 유발
비행 중 기내 기압은 지상 기압의 약 75% 정도다. 대부분의 사람은 기압변화로 귀가 먹먹해지는 증상만 호소하지만 신체에는 더 많은 변화가 생긴다.
기내기압이 낮아지면 체내압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이때 잇몸에 있는 혈관과 신경이 확장되고 이로 인해 치통이 발생할 수 있다. 평소에 치아문제가 없는 사람도 잇몸이 부으면 치아표면의 세균이 잇몸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잇몸염증을 방치하면 치아를 둘러싼 치조골을 파괴시켜 치아발치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1년에 한 번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스케일링으로 치석과 구강세균을 미리 제거하는 것이 좋다.
■충치 있다면 ‘항공성치통’ 잘 나타나
항공성치통은 충치나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더 잘 나타난다. 치아에 금이 가고 충치가 심한 경우 치수염이 발생하는데 비행기를 타면 급작스럽게 통증이 찾아오는 급성치수염이 유발될 수 있다.
치아신경에 염증이 생긴 치수염은 기내의 기압변화 영향을 받아 잇몸을 붓게 만들어 바늘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이렇게 염증이 발생한 치아는 회복이 느려져 여행 후 치료받더라도 심하면 발치까지 해야 할 수 있다.
심학수 대표원장은 “충치나 치수염이 있다면 여행 전 감염된 치수를 제거하고 그 공간을 치과재료로 충전하는 신경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멀쩡했던 사랑니, ‘치통 원인’ 되기도
사랑니는 잘 보이지 않는 깊숙한 곳에 자리해 충치가 생겨도 방치하기 쉽다. 안 그래도 사랑니 주변에는 칫솔이 잘 닿지 않기 때문에 치석이 쌓여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사랑니는 평소 통증이 없더라도 기내 압력이 낮아지면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평소 사랑니에 염증이 있었다면 여행 중 과로로 인해 통증이 심해질 수 있어 미리 발치하는 것이 좋다.
심학수 대표원장은 “비행기에서 갑작스러운 치통이 생기면 찬물이나 얼음을 머금고 있는 것이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무엇보다 여행 가기 전 치과를 방문해 구강상태를 점검하고 치과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