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에 빙글빙글 어지럼증…‘롱 코비드’ 증상이라고?
이명에 빙글빙글 어지럼증…‘롱 코비드’ 증상이라고?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4.29 0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염자 중 6~15% 난청·이명 호소
사회적 고립에 따른 스트레스 등 영향
회전성 어지럼증 지속되면 전정기능검사 꼭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다양한 증상이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난청, 이명, 이석증 등 귀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코로나19 감염 후 일정 시간이 지났는데도 이충만감, 이명, 회전성 어지럼증 등이 지속되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사회 곳곳에 조금씩 활기가 돌고 있다. 한편으로는 완치 후에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긴 후유증, 이른바 ‘롱 코비드’로 일상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많다.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단연 기침과 등을 동반한 인후통과 무기력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명, 난청, 이석증 등 귀 문제도 보고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명…일상생활 지장 심하면 보청기 등 치료 필요  

이명은 외부의 소리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특정한 소리를 인식하는 증상을 말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노인성난청. 50~60대가 되면 청신경이 노화되면서 난청이 발생하는데 이때 이명이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음, 머리외상, 돌발성난청, 다양한 약물, 청신경 종양, 귀 주변 혈관의 혈액순환장애, 잘못된 생활습관 등 이명은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코로나19와의 연관성도 보고됐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최정환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이후 사회적고립과 스트레스 상황으로 이명이 발생, 악화될 수 있다”며 “실제로 감염 초기 이명을 호소하는 경우뿐 아니라 감염 후 6~7주 뒤 발생하는 경우도 20% 이상이나 된다”고 말했다.

이명은 심장 뛰는 소리, 쉭쉭 소리, 딱딱 소리, 풀벌레소리, 바람소리 등 원인에 따라 들리는 소리도 다르다. 단 이명을 느꼈다고 해서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큰 사람이 치료대상이 된다. 보청기, 약물요법, 이명재훈련치료 등 상태에 맞는 다양한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으며 주변 사람의 심리적인 지지 등도 필요하다.

■돌발성난청…코로나19 감염 후 이명 등 지속되면 의심 

코로나19 감염 후 갑자기 난청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한쪽 또는 양측 청력이 평소보다 갑자기 떨어지는 것으로 이를 돌발성난청이라고 한다.

최정환 교수는 “보고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2~3주 내 돌발성난청이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고 코로나19 감염자 중 약 6~15%에서 난청이나 이명을 호소한다고 보고됐다”며 “더구나 이미 난청을 앓고 있는 기존 환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동안 입술을 보지 못하고 소리가 적게 들리기 때문에 대화할 때 더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돌발성난청은 증상 발생 후 치료 시작까지의 시간이 예후에 매우 중요하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돌발성난청이 의심되면 최대한 빨리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외이도 진찰 및 청력검사를 받아야 한다.

최정환 교수는 “돌발성난청으로 진단 시 즉각적인 치료(스테로이드 투여)를 해야 한다”며 “코로나19 감염 후 이명이나 이충만감이 2~3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외이도, 고막, 중이강의 상태를 평가하고 순음청력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지럼증…빙글빙글 돈다면 이석증·전정신경염 의심 

한편 어지럼증이나 자세 불안감을 호소하는 비율도 코로나19 감염자의 12~20%로 적지 않게 보고됐다.

귀 안에는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이 있어 문제가 생기면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이석증과 전정신경염이 있다.

최정환 교수는 “전정기능저하 증상은 입원환자에서 특히 심하게 나타나며 코로나19 감염 후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비율도 2%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석증은 전정기관 속에서 몸의 균형을 감지하는 물질인 이석이 제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세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발생한다. 때문에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이석이 전정기관을 자극,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특히 자다가 일어날 때나 한쪽으로 고개를 돌리거나 숙일 때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누워있거나 가만히 있을 때는 어지럼증이 멈추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증상은 1~2분 내로 사라지지만 어지럼증과 함께 속이 메슥거리거나 구토를 동반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강우석 교수는 “다행히 이석증은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아도 수주 이내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상태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일단 이석증이 의심되면 이비인후과를 방문, 어지럼증 유발검사를 통해 어디에 이석이 들어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검사 후 이석 위치에 따라 정확한 방법으로 고개와 몸을 돌리는 물리치료를 시행하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세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전정기관으로 이동시키는 이석치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치료 후에는 어지럼증이 바로 호전되기 때문에 이석증은 적극적으로 진단·치료받는 것이 좋다.

전정신경염은 균형감각을 받아들이는 전정신경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어지럼증은 이석증보다 훨씬 심하다. 갑자기 주변이 계속 빙빙 돌면서 물체가 흔들리는 듯한 심한 어지러움이 수시간에서 수일 정도 지속되며 메스꺼움과 구토가 동반돼 며칠간 누워 지내야 할 수도 있다.

강우석 교수는 “전정신경염은 어지럼증이 심해 일상을 크게 방해하기 때문에 이석증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발병 초기 며칠간의 급성기에는 진정제 등의 약물을 적극 투여하고 증상이 호전되면 진정제 사용 없이 활동하는 것을 권유한다”고 설명했다.

■두통, 복시 등 동반한다면 즉시 응급실 방문

힌편 어지럼증은 귀 문제 외에도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특히 어지럼증에다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한쪽 신체가 마비되는 편마비, 말이 어눌해지거나 사지의 힘이 떨어지는 증상, 새롭게 나타난 두통 등을 동반한다면 뇌의 문제로 인한 중추성 어지럼증일 가능성이 높높아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장영수 교수는 “감염 후 일정 기간이 지났음에도 지속적인 어지럼증, 특히 회전성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전정기능검사를 받아 전정기능 이상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어지럼증에 동반된 두통이 있을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만성적인 어지럼증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