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코로나19 속 잊혔던 성인 감염병…예방 고삐 다시 당겨야
[특별기고] 코로나19 속 잊혔던 성인 감염병…예방 고삐 다시 당겨야
  • 박근태 대한내과의사회 회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4.2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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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구균 대상포진 등 성인감염병 백신접종률 감소
고령층에 치명적, 삶의 질도 저하…사전예방 중요
일상 횝고 위해 성인 감염병 예방장벽 튼튼히 할 때
박근태 대한내과의사회 회장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 2년여 만에 국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모든 조치가 해제됐다. 해제 첫날부터 택시잡기가 어렵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그동안 제한적이었던 사적 모임이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실내외 운동, 해외여행 등이 크게 늘고 있다.

이제 감염이나 건강관리는 개인의 역할이 커졌다. 코로나19는 실내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 등 개인위생과 생활방역 유지가 중요하다. 이는 익히 알고 익숙해진 부분이지만 그 사이 무방비 상태로 잊고 지내온 다른 감염병이 문제다.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접종률은 87%(2022년 4월 19일, 2차 접종 완료 기준)에 육박하는 데 비해 코로나19 백신접종에 관심이 쏠린 사이 백신 접종으로 예방 가능한 다른 감염질환에 대한 관심은 크게 감소했다. 

대표적으로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만65세 이상에서 필수로 접종해야 하는 폐렴구균백신 접종률의 경우 접종률이 약 22% 감소(2019년 66.4%에서 2020년 44.3%)했고 매년 70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대상포진백신의 접종률은 절반 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성인 백신들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보건소는 물론 병·의원에서도 코로나19검사나 코로나19 백신접종에 우선순위를 두고 국민들 역시 코로나19 백신접종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부담으로 인해 다른 감염질환 예방에 여력이 없었던 탓이다.

폭발적인 대면활동 증가에 대한 대비가 전무한 상태다. 이제 증가하는 대면활동으로 인한 감염질환 증가와 성인 감염질환의 치명성을 고려해 다시 예방벽을 쌓아야 할 타이밍이다. 

특히 접종률이 크게 떨어진 폐렴구균으로 인한 폐렴은 국내 사망원인 3위의 치명적인 질환이고 만 5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발병위험이 증가하는 대상포진은 치명적인 합병증 발병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우선적인 예방이 필요하다.     

폐렴구균 감염은 폐렴으로 이행되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실제 폐렴구균성 폐렴의 사망률은 5~7%에 달한다. 또 폐렴구균성 폐렴 환자의 3분의 1 정도에서는 균혈증이 발생하는데 균혈증의 치명률은 약 20%에 달하고 노인에서는 60%까지 증가하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이 선행돼야 한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연령과 접종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접종횟수가 상이한데 만65세 이상 고령자는 23가백신을 1회 접종하거나 13가백신과 23가백신을 각각 1회씩 순차접종하면 된다. 폐렴구균 감염의 고위험군인 18~64세의 만성질환자 또는 면역저하자는 13가백신과 23가백신을 각각 1회씩 순차접종해야 한다. 

또 대상포진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함은 물론 피부 발진이 모두 가라앉은 후에도 수개월간 통증이 지속된다. 이는 만성피로, 식욕부진, 불면증, 불안, 우울 같은 신체적·심리적문제를 야기해 삶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대상포진은 예방이 더욱 강조된다. 

대상포진백신은 만50세 이상에서 평생 1회만 접종하면 되는데 50대에서 접종할 경우 70%, 60대 이상에서 접종할 경우 64% 정도의 예방효과가 있고 예방접종 이후 대상포진이 발병하더라도 약하게 앓고 지나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2019년 질병관리청은 만65세 이상 고령에서 대상포진백신의 비용효과성을 확인한 바 있으며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은 대상포진백신의 국가필수예방접종을 공약에 포함하기도 했다. 이런 공약들이 이행된다면 개인의 접종 부담 감소는 물론 국가 차원의 질병 부담도 현저히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의 포스트 코로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에 집중해왔던 정부와 의료진은 이제, 다른 성인 감염병 예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특히 환자들과 가장 큰 접점을 갖고 있는 동네 병원 의료진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준다면 건강한 일상 회복을 위한 성인 감염병 예방 장벽을 다시 견고하게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성인 예방접종 대상자라면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사전에 감염예방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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