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에 동물친화바람이 분다
화장품업계에 동물친화바람이 분다
  • 이보람 기자
  • 승인 2013.11.19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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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동물실험한 화장품을 쓰는 것은 우리 ‘명월(키우는 반려견 이름)’이에게 못할 짓인 것만 같더라고요. 사실 저 예뻐지자고 동물의 희생을 요구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에 동물 실험한 화장품은 아예 안 쓰고 있어요.”


동물실험 화장품 사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압구정로데오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김혜미(29·여) 씨는 화장품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보였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참 건강한 화장품’을 선택한다는 것이 김 씨의 지론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유난스럽게 느낄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최근 들어 화장품 선택에 있어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동물구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와 동물보호단체 카라가 지난2월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65.6%가 화장품을 만들기 위한 동물실험에 반대했으며 70.2%는 화장품 동물실험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에 대해 찬성했다.


동물시험을 반대하는 움직임은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지난 3월 유럽연합 27개국은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법을 발효해 동물실험 화장품 제조와 유통을 전면금지했다. 유럽연합은 지난 2004년부터 화장품 완제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금지해왔지만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서 원료에서 유통까지 모든 화장품에 대한 동물실험이 금지된 것이다.


동물보호단체 카라 상근활동가 서보라미 씨는 “사실 동물보호운동을 하면서 가장 놀라운 것은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구입하고 선택할 때 동물실험하지 않는 제품을 선호한다는 사실”이라며 “외모를 가꾸는데 ‘꼭 생명희생이 필요한가’란 의문을 많이 갖게 되면서 실생활에서 윤리적인 소비를 실천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과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국내에서도 화장품과 원료에 대한 동물실험금지법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이 세계적 추세에 맞춰 국내에서도 동물실험 화장품 반대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너도나도 동물시험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3월 ‘화장품에 대한 불필요한 동물실험 금지’를 선언했다. 2008년부터 화장품 원료?완제품에 대해 자체적인 동물실험을 금지해 오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올 5월부터는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동물실험을 금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 2012년부터 출시한 모든 화장품 브랜드에 대해 동물실험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동물실험 대신 화장품원료 독성평가를 위해서는 세포배양 독성평가법을, 원료의 알레르기평가는 면역세포 배양평가법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알티야 오가닉스와 쥬이 오가닉은 친환경을 실천하는 유기농 브랜드로 동물보호 시민단체인 카라와 함께 동물실험을 통한 화장품 제조에 반대하는 서명을 진행했다.


오래전부터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러쉬의 경우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회사에서만 원료를 구입하고 있다. 멜비타 역시 제품 테스트 시 동물실험과 이로 인한 동물학대를 반대하고 있으며 580여 가지의 유기농 천연성분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한다.


<헬스경향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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