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곧 기회로…글로벌 위상 높이는 ‘K-제약·바이오’
위기를 곧 기회로…글로벌 위상 높이는 ‘K-제약·바이오’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5.0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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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수출액 12조원 돌파, 역대 최고 실적
WHO, 韓 ‘글로벌 바이오인력양성 허브’ 단독선정
정부 ‘K-NIBRT’ 본격 가동, 바이오공정 전문인력 양성
연간 의약품 산업 수출액 현황(출처=한국보건산업진흥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국내 제약사들이 미국·유럽 등 선진국 의약품 시장진출에 성공했다는 낭보가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위기를 곧 기회로’라는 신념 아래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통한 셈이다. 심지어 세계보건기구(WHO)는 우리나라를 ‘글로벌 바이오인력양성 허브’로 단독 선정하기도 했다.

■선진국 의약품 시장진출 잇따라 성공

국내 의약품산업수출액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의약품수출액은 전년 대비 17.6% 증가한 99억1000만달러(한화 12조1000억원)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또 바이오의약품 역시 전년대비 23.8% 증가한 60억7000만달러(한화 7조5000억원)를 기록했으며 전체 의약품 수출의 61.2%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 제품 수출 확대 등 바이오의약품이 수출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눈에 띄는 기업으로는 ▲JW중외제약 ▲SK바이오팜 ▲대웅제약 ▲HK이노엔 등이 있다.

▲JW중외제약=JW중외제약은 지난해 자체기술로 제조한 항생제 원료 ‘어타페넴’의 완제품을 미국에 출시했다. 어타페넴은 광범위한 항균력과 내성균에 대한 우수한 효능을 통해 차세대 항생제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JW중외제약은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를 비롯한 다른 해외 시장진출도 준비하고 있어 향후 연간 1000만달러 이상 수출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 엑스코프리)’는 미국에서만 매출 782억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스페인 등 유럽시장진출을 가속화, 올해 매출 1600억원을 기록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SK바이오팜은 2025년 출시를 목표, 현재 한국, 중국, 일본 등을 대상으로 임상3상을 추진 중이다. SK바이오팜의 적극적인 행보에 증권가는 세노바메이트가 연평균 30.8% 성장, 2031년에는 미국에서만 약1조원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대웅제약은 지난해 6월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신약 ‘펙수프라잔(제품명 : 펙수클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총4억3000만달러(한화 480억원) 규모의 기술료, 미국 출시 이후 판액의 두 자릿수 퍼센트 로열티 등이 포함된 계약이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기술수출 계약을 통해 전 세계 약 40%에 해당하는 시장에 펙수프라잔 진출거점을 마련하고 약 40조원의 규모의 글로벌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HK이노엔=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신약 ‘테고프라잔(제품명 : 케이캡)’은 4월 중국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중국의 소화성궤양용제 시장규모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약3조1000억원으로 미국을 넘어선다. HK이노엔은 중국 뤄신을 통해 제품을 공급, 향후 글로벌 매출 확대를 본격화한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케이캡 기술 및 완제품 수출계약 국가는 총 27개국이며 2028년까지 100개국으로 수출국을 늘릴 계획이다.

이밖에도 한미약품과 노벨티노빌리티 역시 주목할 만하다. 한미약품은 3월 자체기술로 개발한 골관절염치료제 ‘히알루마(제품명 : 사이노조인트)’의 파트너사를 이스라엘 테바에서 미국 아스렉스로 변경, 미국 현지 판매를 개시했다. 또 노벨티노빌리티는 2월 미국 발렌자바이오와 자가면역질환 치료 후보물질 ‘NN2802’의 기술수출 계약을 7억3325만달러(한화 8800억원) 규모로 체결했다.

WHO인력양성 허브 민·관파트너십 참여기관(출처=보건복지부)

■민·협력으로 이뤄낸 ‘K-바이오’

WHO는 2월 우리나라를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단독 선정했다.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는 우리나라가 중·저소득국 백신 생산 인력에게 교육 훈련을 제공하는 글로벌 백신·바이오 인력 양성의 중심국이 된 것을 뜻한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등 한국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전 세계 2위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모더나 등 백신 5종을 위탁생산하는 경험을 축적, 자체적인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지정에 따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등 2곳에 바이오 생산공정 공공실습장을 확충, 올해 7월부터 글로벌 바이오 훈련생 370명 양성을 위한 교육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부는 바이오공정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한국형 나이버트(K-NIBRT)’도 본격 가동한다. NIBRT는 아일랜드의 바이오공정 교육기관으로 정부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시범교육을 실시, 2024년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를 완공키로 했다. 지난해 270명을 대상으로 항체의약품과 백신 특화교육을 진행했고 센터가 완공되는 2024년부터 연간 2000여명 이상의 바이오의약품 전문인력이 양성될 전망이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과 유관기관 등이 민·관협력으로 의약품 개발역량 확대, 품질혁신 등으로 국제 신인도를 높여온 결과다. 이런 까닭에 2014년에는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명단에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PIC/S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과 실사의 국제 조화를 주도하는 국제 협의체로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50개국이 가입하고 있다. PIC/S 가입은 국제적인 수준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GMP 실사 면제 자동승인’ 등 해외시장 진출이 가속화되는 효과가 있다.

이밖에 2019년 유럽연합(EU) 화이트리스트 등재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화이트리스트 등재는 국산 원료의약품 품질이 EU와 동등한 수준이라는 뜻으로 EU에 원료의약품 수출 시 필요한 GMP 서면 확인서가 면제돼 수출기간이 4개월가량 줄어든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WHO의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지정은 PIC/S가입과 EU화이트리스트 등재 등에 이은 성과”라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국제 신인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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