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MRI 통한 방사선치료로 암환자 생존율↑”
“실시간 MRI 통한 방사선치료로 암환자 생존율↑”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5.0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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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학초이(Hak Choy)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학초이 교수는 “지금까지 방사선치료는 환자가 움직이거나 호흡하면 종양위치가 변한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하지만 엘렉타 유니티는 실시간 MRI를 볼 수 있어 환자 맞춤형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학초이 교수는 “지금까지 방사선치료는 환자가 움직이거나 호흡하면 종양위치가 변한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하지만 엘렉타 유니티는 실시간 MRI를 볼 수 있어 환자 맞춤형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방사선치료는 수술, 항암치료와 함께 암 치료에 사용되는 3대 암 치료법 중 하나다. 방사선치료는 계획된 방사선량을 종양에 정확히 조사, 정상세포 손상을 줄이고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치료한다.

특히 최근 암은 조기진단으로 완치율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효과적인 항암·표적치료제의 발달과 국소치료의 대표적인 방법인 방사선치료 발전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방사선치료는 정상조직을 최대한 적게 조사해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치료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환자에게도 좋은 방향이죠.”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확신이 있었다. 아마 한평생 환자를 위해 방사선종양학을 연구해온 자부심이 묻어나왔기 때문이랴. 학초이(Hak Choy)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 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43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항암제와 방사선의 상호작용을 연구, 새로운 화학요법제와 방사선을 함께 사용해 암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여러 연구를 발표한 국제적인 권위자다. 실제로 그는 파클리탁셀과 방사선을 결합한 최초의 임상시험을 설계하고 수행한 바 있다.

그는 여러 연구를 진행했지만 몇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고 얘기했다. 바로 ‘치료단축’과 ‘실시간 영상’ 등이다. 안전하고 정확한 방사선치료를 위해서는 CT·자기공명영상(이하MRI)을 통해 먼저 치료계획을 세운다. 문제는 처음 세운 치료계획 이후 암의 크기와 위치가 변화할 수 있고 치료를 위해 누우면 치료계획대로 정확한 방사선 조사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엘렉타의 최첨단 방사선치료 시스템 ‘엘렉타 유니티(Elekta Unity, 이하 유니티)’의 개발로 실시간 맞춤화된 방사선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학초이 교수를 만나 유니티가 바꾼 방사선치료의 패러다임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 방사선치료의 권위자다. 방사선치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979년이었다. 당시 고등학교 졸업하고 의사가 되기 위해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갔다. 운이 좋게도 좋은 지도교수를 만났다. 바로 데니엘 디 본 호프(Daniel D. Von Hoff) 박사다. 그는 항암치료분야의 권위자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결국 자연스레 방사선종양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항암제와 방사선치료의 병용요법에 관해 여러 연구를 진행했다.

당시에는 이 병용요법에 관해 큰 반발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여년 동안 방사선치료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며 병용요법의 치료효용성이 입증됐다. 특히 2000년대에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 호흡연동 방사선치료, 영상유도 방사선치료 등과 같은 고정밀 방사선치료가 등장했으며 최근에는 면역항암제와 결합된 방사선 병용요법 연구가 활발하다.

- 방사선치료는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설명 부탁한다.

방사선은 원자핵에서 나오는 특정한 에너지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입자 또는 전자기파다. 방사선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방사선은 x-선, 감마선, 전자선, 양성자선 등이 있다. 대부분의 방사선치료는 신체 외부에서 방사선을 조사해 신체 내부의 암을 치료하는 외부방사선치료를 시행하며 인체 내 암세포를 파괴해 암세포가 증식하지 못하게 한다. 이때 정상조직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복잡한 계산과정을 거쳐 방사선 선량과 그 조사시간을 산출한다.

- 엘렉타 유니티는 현재 한국에 1대밖에 없다.

엘렉타 유니티는 최첨단 자기공명영상유도 방사선치료(MR/RT, Magnetic resonance radiation therapy) 시스템으로 실시간 영상화된 종양상태에 따라 맞춤형 방사선치료를 제공한다. 고해상도 1.5테슬라(T) MRI와 업계 최고 수준의 7MV 선형가속기(Linac) 기술을 결합, 치료시점에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와 생물학적 정보가 담긴 고해상도 MRI 영상을 실시간 제공한다. 현재 한국에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유일하게 도입돼 있다.

- 유니티와 다른 방사선치료기와의 차이점은.

방사선치료 중 고해상도 실시간 MRI가 가능하다. 유니티 제품이 완성되기까지는 20여년이 걸렸다. MRI와 선형가속기의 물리적 충돌 때문이다. 여기서 선형가속기란 전기를 이용해 전리방사선을 만들어 내는 기계로 에너지를 생성,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종양이 몸속 깊은 곳에 있어도 집중적으로 조사해 사멸시킨다. 문제는 MRI 운행 시 발생하는 자기장이 선형가속기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성공적으로 디커플링을 이뤄냈다. 이는 암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꾼 신개념 치료장비다. 앞으로 유니티는 췌장, 폐 등 난치암 환자에 대해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 고해상도 MRI영상이 실시간 제공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방사선치료를 진행하는 의료진은 최소한의 시간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방사선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방사선을 조사하는 ‘정확도’다. 하지만 지금까지 방사선치료는 치료 수일 전 CT영상을 기반으로 치료가 이뤄졌다. 따라서 기존 방사선치료는 CT나 엑스레이(X-ray)로 종양위치를 정적으로 파악해 치료 중 환자가 움직이거나 호흡하면 종양위치가 변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치료 범위를 실제 종양 크기보다 넓게 잡아야 했다. 또 MRI를 바탕으로 치료를 진행하더라도 의도치 않게 치료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 즉 치료에 들어갔을 때 암세포가 변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암세포 사멸이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실시간 MRI를 볼 수 있다면 종양 및 주변 장기 변화에 따라 치료계획 변경이 가능하다. 특히 암은 연부조직인 만큼 MRI에서 더 잘 보인다.

- 방사선치료기는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개발될 것으로 전망하나.

방사선치료는 여러 번에 걸쳐 진행된다. 방사선치료는 주 5회 진행되며 길게는 7주에서 8주까 지 걸린다. 문제는 방사선치료가 환자에게 큰 피로감을 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환자가 치료 시작 후 2~3주부터 피로감을 느낀다. 또 방사선치료는 하루에 한 번 10~30분 정도 진행하기 때문에 대부분 통원치료로 이뤄진다. 한국처럼 서울에 의료자원과 환자가 쏠리는 국가에서는 환자를 위해 치료기간이 짧아야 한다. 이에 현재 많은 의료기기 업체에서는 방사선치료 기간 최소화를 목표로 여러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때 많은 환자가 방사선치료 중 ‘몸에 방사능이 남아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갖고 있다. 하지만 방사선치료 중에도 방사선이 몸에 전혀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의료진을 믿고 끝까지 용기 내 치료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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