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바다에는 선홍색 빛깔의 꽃이 핀다. 우리나라 동해와 남해 연안의 멍게 양식장에서 매년 이맘때 볼 수 있는 풍광으로 바닷속 멍게줄을 당기면 살이 통통하게 오른 고운 빛깔의 멍게들이 개화하듯 수면 위로 올라온다.

바다를 품은 듯한 특유의 맛과 향이 매력적인 멍게는 우리나라와 일본 북태평양 연안 수심 6∼20m 내외의 암석이나 해초, 조개 등의 표면에 부착해 서식한다. 5~6년 정도 사는데 3년생 이상은 몸길이 18cm, 둘레 26cm에 이른다.

적황색 타원형에 돌기가 많이 난 단단한 껍질로 덮여 있고 자연산 멍게는 껍질이 두껍고 돌기가 높게 솟아올라 있으며 양식산은 껍질이 얇고 돌기가 낮게 돌출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몸의 한쪽 끝은 물체에 부착돼 있고 그 반대편에 두 개의 수관(水管)이 있는데 입수공으로 물을 받아들여 먹이와 산소를 얻고 출수공으로 물과 노폐물을 방출한다.

시원한 바다맛을 느낄 수 있는 멍게는 먹으면 한동안 입안에 쌉쌀한 단맛의 여운이 남는다. 멍게수하식수협에 따르면 멍게의 특유한 이 맛은 불포화알코올인 신티올(cynthiol)로 인한 것으로 숙취해소에 도움을 준다.

멍게살 속 다량 함유된 글리코겐(약 11.6%)은 빠른 피로해소에 효과적이며 체내에 필수불가결한 미량 금속인 바나듐성분을 지니고 있어 심혈관기능에 도움을 주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타우린과 베타인성분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압 강하, 인슐린 분비 촉진 등의 효과가 있어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멍게는 지방질이 거의 없어 해삼, 해파리와 함께 3대 저칼로리 수산물로 꼽힌다. 특히 멍게 껍질에는 기능성식품의 신소재인 고농도 천연 식이섬유가 들어 있어 변비와 비만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싱싱한 멍게는 껍질 색이 진하고 단단하며 속살은 밝은 주황색으로 특유의 향이 있다. 시중에서는 보통 손질된 봉지 멍게를 구입하게 되는데 내장이 제거된 멍게는 먹기 직전 흐르는 물에 살살 씻어준다. 1~2일 정도 냉장보관할 수 있지만 먹을 만큼만 구입해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다.

멍게는 회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갖은 채소를 넣어 비빔밥으로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아래 멍게비빕밥으로 입안 가득 바다를 맛보자.

추미현 객원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