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난소암’ …특별히 더 조심해야 하는 사람은?
조용한 ‘난소암’ …특별히 더 조심해야 하는 사람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5.2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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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증상 없어 3기 이상서 발견되는 경우 多
40세 이후, 가족력 등 있다면 정기검진 필수
BRCA1·2 유전자변이 있다면 유전자검사 권고
난소는 자궁의 좌우에 각각 1개씩 존재하는 여성의 생식기관으로 일생 동안 다양한 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폐경기 이후 발생하는 종양은 악성일 가능성이 높아 정기적으로 부인과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유방암은 대표적인 여성암으로 꼽힌다. 하지만 유방암 못지않게 여성이 일생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할 질병이 바로 난소암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따르면 국내 난소암환자는 2016년 1만8115명에서 2019년 2만4134명으로 최근 3년간 33.2% 늘었다. 2020년 다소 감소세로 접어들었지만 그간 꾸준히 환자가 증가해온 것이다.

무엇보다 난소암은 여성암 중 사망률이 가장 높다고 알려졌다.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암으로 사망한 여성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47%가 난소암으로 사망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대부분 뒤늦게 진단되기 때문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송희경 교수는 “난소암은 조기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80~90% 이상으로 올라가지만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환자의 2/3 이상이 복강 내에 암이 상당이 퍼진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며 이 경우 5년생존율이 44%로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종양 종류 다양…폐경 이후엔 난소암 위험↑

난소에는 여성 생애주기별로 다양한 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 크게 ▲기능성난종, 기형종 등의 양성종양 ▲난소암인 악성종양 ▲양성과 악성의 중간인 경게성종양 등으로 나뉜다.

청소년기와 가임기 연령에서 나타나는 난소종양은 대부분 양성이다. 이 중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흔히 물혹이라 불리는 ‘기능성 낭종’. 이는 초음파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생리주기에 따른 호르몬변화로 3~6개월 안에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료를 받은 다음 재발 가능성 역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젊은 여성은 양성종양이어도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외 부위에서 자라나는 자궁내막증 발생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궁내막증은 골반통과 요통뿐 아니라 생리기간 내내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젊은 여성의 불임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폐경기 여성에게 발생하는 난소종양은 특히 더 경계해야 한다. 송희경 교수는 “이때 발생하는 난소종양은 악성인 난소암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폐경 이후 정기적인 부인과검진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기검진을 통한 난소암 조기 발견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거나 경미해 진단이 힘든 편이기 때문이다. 난소암이 진행하면서 복부팽창, 질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막연한 위장장애, 복부이상감, 소화장애, 가벼운 식욕감퇴, 월경 전 긴장, 심한 유방팽창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도 단순히 난소암으로 확신하기 쉽지 않다.

■이상 없어도 30세 이후부턴 정기검진 권고

그래도 조금이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연구를 통해 난소암 발병위험이 높은 경우가 비교적 잘 알려졌다는 것. 보고에 따르면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BRCA 1 유전자 양성인 경우 39%에서 난소암 발생) ▲대장암, 자궁내막암, 소장암 비뇨기암을 동반하는 린치 증후군 등에서도 난소암의 유병률이 증가한다. 유전적인 요인 외에도 ▲40세 이상의 연령 ▲불임이거나 출산 경험이 없는 경우 등도 난소암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난소암으로 진단되면 암의 진행정도, 암세포 종류, 환자의 전신상태, 재발여부 등에 따라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우선 수술로 암이 퍼진 부위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위의 요인들을 고려해 항암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진단 시 전신상태가 수술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자는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하기도 한다.

송희경 교수는 “난소암의 특별한 예방법은 없지만 난소암의 위험요인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어 얼마든지 조기발견할 수 있다”면서 “▲가족 중 BRCA 유전자변이가 있는 경우 유전자검사를 권고하고 ▲40세 이상이면서 가족 중에 유방암, 직장암, 난소암 병력이 있거나 ▲임신·출산경험이 없는 경우 ▲12세 이전에 초경을 시작했거나 ▲30세 이후 첫 출산을 한 경우라면 정기적인 부인과검사와 진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이어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만큼 젊은 여성이라도 안심하지 말고 30대 후반부터는 별 이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 질초음파와 피검사를 포함한 정기적인 부인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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