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과 같은 듯 다른 ‘감염성 피부병’ 3가지
원숭이두창과 같은 듯 다른 ‘감염성 피부병’ 3가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5.3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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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두·대상포진·농가진’ 대표적
수포성발진 등 증상 비슷해
발병원인, 전염력 등은 달라
(왼쪽부터) 성인형 수두, 대상포진, 농가진(사진=의정부을지대병원 제공)

일상 회복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최근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 20여개국에서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면서 국민들의 걱정이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원숭이두창은 수포성발진이 손발에 나타나는 것이 특징인데 의외로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감염성 피부질환이 많아 구분이 쉽지 않다. 수포성발진을 보이는 대표적인 감염성 피부질환들에 대해 살펴봤다.

■원숭이두창, 잠복기 후 수포성발진 조금씩 퍼져

천연두(두창)와 유사한 바이러스성질환으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1958년 두창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실험실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돼 원숭이두창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나 주된 숙주는 쥐 등 설치류이며 영장류 및 야생동물도 숙주가 될 수 있다.

주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의 체액을 직접 접촉할 때 사람에게 전파되며 잘 익히지 않은 야생동물 섭취 후에도 걸릴 수 있다. 감염된 사람의 피부병변, 침구, 호흡기분비물에 접촉한 경우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지만 드물게 보고된다.

그런데 최근 유럽, 북미, 호주, 중동 등에서 발생한 원숭이두창 확진자 및 의심환자에서 감염된 동물과의 밀접접촉이 아닌 사람 간 밀접접촉을 통한 전파 양상을 보여 관련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 감염 후 1~2주(최장 3주)의 잠복기를 지난 뒤 발열, 두통, 근육통, 림프절 종대가 먼저 나타나고 1~3일 후에 얼굴, 몸, 손·발바닥에 수포성발진이 나타나 이내 다른 부위로 퍼진다. 두창은 림프절종대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증상은 2주에서 길게는 4주까지 지속되며 대부분 자연 회복되나 약 1~10%에서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전용치료제는 없으며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고유 백신은 없으나 백시니아 바이러스기반의 두창백신이 원숭이두창 예방에도 사용될 수 있다.

■수두, 공기 중 전파력 강해 접촉 피해야

수두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감염질환으로 피부병변에 직접 접촉하거나 비말 등 호흡기 분비물의 공기전파를 통해 감염되는 것이 특징이다. 즉 공기 중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에 수두에 걸리면 다른 사람과 접촉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10~21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가려움증을 동반한 발진이 얼굴, 팔, 다리 등 전신에 퍼진다. 1~2일이 지나면 붉은발진이 염증성물집(수포)으로 모습을 바꾸는데 이때부터 피부병변에 전염력이 생기기 때문에 격리해야 한다. 병변이 모두 딱지로 변하면서 자연치유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피부과 박경찬 교수는 “면역력이 낮은 경우 뇌수막염, 폐렴 등의 합병증발생률이 높고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성인은 발열 및 전신증상이 소아보다 심하고 합병증 빈도가 높으며 임신 초기에 감염되면 선천성기형이 생길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다행히 수두는 백신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생후 12~15개월에 1회 접종한다.

■대상포진, 신경통 등 지속될 수도…조기치료 중요

수두를 앓은 사람도 방심은 금물이다. 대상포진은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경절 속에 잠복해 있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고개를 들어 신경을 따라 다양한 피부병변과 신경통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피곤함, 발열, 몸살 등의 전조증상을 보이다가 흉부나 허리와 같은 몸통 한쪽 부위에 가려움증, 통증을 동반한 띠 모양의 붉은발진이나 수포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나아가 바이러스가 안면신경이나 청신경, 뇌수막까지 침투하면 안면마비, 이명, 뇌수막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눈 주변에 발생하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다. 또 치료 후에도 ▲바늘로 찌르는 느낌 ▲불에 타는 느낌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지속될 수 있다.

그나마 다행히 피부 병변이 생긴 후 72시간 이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치료기간과 통증을 줄일 수 있으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 위험도 낮출 수 있다고 알려졌다.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김희주 교수는 “그만큼 조기치료가 중요한데 보통 피부에 물집이 생기기 4~5일 전부터 피부에 따갑고 화끈거리는 통증, 가려움, 감각저하 등의 전조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잘 기억해두고 초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물론 대상포진도 백신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접종대상은 만50세 이상이다. 이미 대상포진에 걸렸더라도 해당 연령에서 백신접종 시 재발위험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 단 대상포진 치료 중이라면 치료가 끝난 후 12개월이 지난 후 예방접종해야 한다.

■농가진, 6세 미만 영유아에서 발생위험↑

농가진은 하필 지금처럼 무더워지는 여름철 걸리기 쉬운 데다 전신에 분포하는 모양이 원숭이두창과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다만 농가진은 전염성이 매우 높은 박테리아 감염성 피부질환으로 사람 간 전염성이 높다. 특히 소아와 영유아 사이에서 쉽게 전염된다고 알려졌다.

영유아 중에서도 주로 6세 미만에서 발생하며 발열, 설사를 동반한 크고 작은 물집이 전신 곳곳에 퍼지는데 이후 물집이 터지면서 두꺼운 딱지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림프선이 붓거나 인후통 등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박경찬 교수는 “농가진은 두창, 수두 등과 원인 및 감염경로는 전혀 다르지만 피부병변 형태가 비슷한 편”이라며 “무엇보다 가정에서 보관하는 일반 항생제연고를 임의로 바르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병원에 방문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후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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