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가는 기침‧가래…‘기관지확장증’도 의심해봐야
오래 가는 기침‧가래…‘기관지확장증’도 의심해봐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6.10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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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지 영구적으로 늘어나 제 역할 X
기침, 가래, 객혈 등 주로 나타나
폐렴 등으로 악화되기 전 치료해야
기관지확장증은 기관지가 수축되지 않고 그대로 변형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호흡곤란, 흉통 등의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힘들어지고 폐렴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기침, 가래 등이 오래 지속되면 호흡기내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안 그래도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미세먼지, 황사 등의 영향으로 기침이나 가래 등 호흡기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게다가 지금은 이들 증상을 특징적으로 하는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오미크론)까지 유행 중인 상황이다.

하지만 기침이나 가래 등이 한 달 이상 오래 간다면 다른 문제도 의심해봐야 한다. 이는 기관지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기관지확장증’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지 더 이상 제 역할 X…폐감염 등 원인 

기관지는 내부에 침입한 세균, 먼지 등의 이물질을 걸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가래가 나타난다. 이때 폐렴, 천식 등을 의심해볼 수 있지만 지속적인 염증으로 인해 기관지가 회복이 불가할 정도로 늘어난 상태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기관지확장증이다.

기관지확장증은 기관지 벽의 근육과 탄력성분의 파괴로 인해 기관지가 영구적이고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폐감염, 기도폐쇄, 체액성면역저하, 류마티스질환 등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폐감염은 흔히 알려진 기관지확장증의 원인이다. 특히 소아 때 앓은 홍역, 백일해 등에 의해 폐감염이 발생하면 성인이 된 후 기관지확장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또 기관지나 기도 내 이물질이 있거나 염증으로 인해 부은 임파선조직이 폐조직을 침범하는 기도폐쇄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면역력저하에 의해서도 폐감염이 발생하면 기관지확장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 등 류마티스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합병증으로 기관지확장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밖에 외부로부터 들어온 먼지나 세균을 가래로 만들어 배출시키는 섬모가 손상되면 염증이 발생, 기관지확장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최준영 교수는 “기관지확장증은 일단 기관지의 변형이 시작된 상태로 기침약과 감기약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다”며 “발병 이후 염증반응으로 질환이 악화하면 합병증 위험도 높아지는데 특히 염증이 폐포까지 깊숙이 침투하면 심한 객혈이나 폐렴, 전이성폐농양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예방 철저히, 기침 등 오래 가면 조기에 진료

이러한 점을 고려해 가장 좋은 것은 기관지확장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감염예방을 위해 인플루엔자백신과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하고 손씻기, 양치질 등을 통해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최준영 교수는 “또 공기오염이 심한 곳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한편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갑작스런 온도 변화나 흡연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방과 더불어 조기 발견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기관지확장증의 주된 증상은 만성기침, 가래, 객혈이다. 이들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사람도 있지만 한두 가지만 지속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증상은 몇 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심해지는데 이 경우 숨이 차 누워서 잠들기 힘들 수 있고 심한 가래와 만성기침으로 일상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순천향대서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어수택 교수는 “단 기관지확장증이라고 해서 모두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범위가 크지 않으면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우연히 신체검사에서 발견되기도 한다”며 “이 경우는 어떤 치료도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범위가 큰 경우 천식처럼 호흡곤란, 객담(가래), 객혈 등이 나타난다”며 “이 경우 체위성 배농(객담을 뽑아내는 것)과 기관지확장제를 흡입하고 객담이 잘 배출될 수 있도록 충분한 수분섭취와 점액용해체를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최준영 교수는 “무엇보다 기침과 가래는 흔한 감기증상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많은 양의 가래가 나오거나 기침이 한 달 이상 오래 지속되면 기관지확장증일 가능성이 크다”며 “조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폐질환과 폐렴 등 합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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