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급하다 급해…‘과민성방광’ 자가진단해보세요
[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급하다 급해…‘과민성방광’ 자가진단해보세요
  • 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6.22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방광은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 배뇨기능만 하는 것 같지만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소변을 저장하는 것이다. 바로 평소 방광 내 압력을 낮게 유지해 소변이 마려운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 방광에 소변을 채우는 기능이다.

이 기능이 망가지면 방광 내의 소변량과는 관계없이 갑자기 소변이 마렵다는 느낌이 나거나 방광 근육이 순식간에 수축해 소변이 새는 요실금이 발생한다. 이를 과민성방광이라고 하는데 소변이 갑자기 마렵고 마려우면 참을 수 없고 소변을 자주 보고 밤에 자다가 수시로 화장실을 가는 불편함이 생긴다. 또 급하게 화장실을 가는 도중에 소변을 찔끔거리거나 화장실에서 자세를 잡으려는 순간 왈칵 쏟아지는 낭패를 겪기도 한다.

과민성방광은 30~40대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아직까지 발병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다. 위험요인은 스트레스, 비만, 음주, 흡연, 변비, 운동 부족 등으로 생활 습관과 관련이 있다. 여성들은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요도와 질 점막의 변화로 인해 발병위험이 높아지고 남성들은 전립선비대증 합병증으로 과민성방광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소변을 참기 어렵고 자주 보는 자체가 인체에 치명적이진 않다. 하지만 과민성방광도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잦은 화장실 출입으로 인해 업무능력이 저하되고 밤에 자다가 자주 화장실을 가게 되면 수면 부족으로 만성피로가 발생한다. 언제 소변이 마려울지 모르는 두려움으로 우울증과 요실금으로 인한 수치심이 유발돼 자신감이 떨어지고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받게 된다. 성욕과 성기능 감퇴로 성생활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과민성방광의 치료는 약물요법과 물리치료 및 방광 재활훈련을 복합적으로 시행해 방광기능을 회복하고 배뇨형태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물론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생활습관 교정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커피 등 카페인 음료나 탄산음료의 섭취를 삼가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다. 담배는 방광에 허혈성염증을 일으켜 방광의 과민함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한다. 빈번한 음주나 과음도 피하는 것이 좋다.

변비는 딱딱한 대변이 골반 근육이나 신경을 직접 자극하고 배변과정에서 근육의 무리한 긴장감으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변비가 생기지 않게 주의한다. 물은 한꺼번에 많이 마시지 말고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야간빈뇨를 줄이기 위해 저녁 식사 이후에는 수분 섭취를 최대한 자제한다.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면 방광의 긴장을 풀어주고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과민성방광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증상이 모호해 그러려니 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과민성방광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체크해볼 수 있는 자가진단표가 개발됐으니 아래 9개 사항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과민성방광을 의심하고 비뇨의학과의 문을 두드리자.

※ 과민성방광 자가진단표

①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본다.

② 밤에 잠을 자다가 소변을 보기 위해 2회 이상 일어난다.

③ 소변이 마려우면 자제할 수 없고 때로는 소변이 흘러 속옷을 적신다.

④ 외출했을 때 화장실을 찾는 것이 걱정돼 물이나 음료수 마시는 것을 삼가게 된다.

⑤ 낯선 장소에 가게 되면 먼저 화장실 있는 곳을 확인해둔다.

⑥ 근처에 화장실이 없을 것 같은 곳에는 가지 않으려 한다.

⑦ 자주 갑작스럽게 강한 요의를 느낀다.

⑧ 자주 화장실을 들락거려 일을 하는 데 방해를 받는다.

⑨ 소변이 흘러 옷이 젖는 것을 대비해 패드를 사용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