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현장의 자원봉사, 새로운 희망을 보다
재난현장의 자원봉사, 새로운 희망을 보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7.12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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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동해 산불 재난현장서 자원봉사자들 구슬땀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통합자원봉사지원단 운영
일방적 지원 벗어나 지역단체·주민 자발적 참여
강원도 동해시에 설치된 자원봉사센터에서 봉사자들이 현장 지원물품을 확인하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봉사까지 도움이 필요한 현장 어디에나 함께 했던 자원봉사자들이 최근 발생한 대형산불 재난현장에도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 3월 경상북도 울진군과 강원도 동해시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은 국가재난사태로 선포될 만큼 큰 피해를 남겼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와 지역 내 자원봉사센터는 산불이 발생한 지난 3월 4일부터 재난상황에 대응하는 비상체제 운영에 돌입,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을 설치해 재난현장의 효율적인 지원에 나섰다. 경북 울진군 현장에는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을, 강원도 삼척시와 동해시에는 재난현장 자원봉사센터를 설치해 현장을 지원했다.

이에 힘입어 자원봉사자들은 산불 발생지역 곳곳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산불 피해지역인 경북 울진, 강원 삼척, 강릉, 영월, 동해 등지에는 현재까지 총 1만2000여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산불진화인력 지원, 이재민 피해가구 지원, 급식‧급수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5월 31일 경남 밀양에서 또 한 번 발생한 대형산불 현장에도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경상남도자원봉사센터, 밀양시자원봉사센터를 비롯한 밀양시 자원봉사단체협의회 등 49개 자원봉사단체가 참여, 총 33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구슬땀을 흘렸다.

자원봉사자가 동해시 화재 진압 현장 인력에게 간식 등을 제공하고 있다.
동해시 현장 자원봉사자들이 화재 진압 투입 인력에게 간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역 내 봉사단체 자발적으로 나서

특히 이번 재난현장 자원봉사활동은 봉사자들뿐 아니라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더해져 더욱 의미 있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울진에 거주하는 엄마들의 모임인 ‘울진맘카페’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모여 주먹밥을 만드는 등 산불특수진화대 인력의 식사를 지원했다. 밥 봉사 이후 여유가 되는 봉사자들은 이재민대피소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울진읍여성자원봉사회 김현숙 회장은 “과거 몇 차례 산불이 났던 경험을 통해 현장에서 가볍게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간단한 음식 지원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 주먹밥을 만들게 됐다”며 “봉사자들이 집에서 담근 묵은지를 가져와 속 재료로 활용하는 등 어떻게 하면 질리지 않고 맛있게 드실 수 있을지 매순간 고민하면서 정성스레 주먹밥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정작 봉사자들은 끼니를 거를 때가 많았지만 지역 내 다른 단체도 힘을 실어준 덕분에 배고픔도 모르고 일했다고.

김현숙 회장은 “봉사활동은 늘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활동 역시 울진 군민 전체가 합심해서 해낸 일이며 우리 회원들도 그 과정에서 큰 힘을 얻었다”면서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현장 어디든 달려갈 것이며 특히 지역 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현장이라면 더더욱 적극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울진 현장 자원봉사자들은 화재 진압 투입 인력들의 급식 지원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울진청소년지킴이 회원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힘내라 울진’이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은 4륜 구동트럭에 주먹밥, 물, 간식 등을 싣고 산골짜기 곳곳을 다니면서 현장 인력에게 필요한 물품을 지원했다. 현장에 쓰인 트럭은 회원들의 자차였으며 유류비 등도 모두 자비로 부담했다고.

울진청소년지킴이 전종식 회장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비용 지원 등은 전혀 생각지 않았다”면서 “특히 이번 산불은 경사지고 산세가 깊은 산골짜기에 번져 어려움이 컸는데 회원 대부분이 울진이 고향인지라 지리에 밝았고 그 덕분에 무사히 활동을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봉사활동은 첫 시작이 어려울 뿐 누구나 할 수 있는 활동”이라며 “우리 회원들 역시 늘 그런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적극 봉사활동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재난현장에는 비영리 민간단체들도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 비영리 국제개발구호단체 ‘더프라미스’와 국제보건의료 NGO ‘메디피스’의 주도 아래 총 12곳의 비영리 민간단체가 ‘산불피해 합동대응팀’을 꾸리고 나선 것.

이들은 강원도 동해 지역에서 다양한 이재민 돌봄활동을 수행했다. 특히 임시거주시설 뒤편에 ‘동해사랑방’을 만들어 미술심리치료와 원예치료, 상담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동해사랑방은 어르신들과의 소통공간이자 그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회복의 공간의 역할을 다했다는 전언이다.

■심리지원, 나무심기 등 이재민 지원활동 지속

지역별 자원봉사센터와 비영리단체들은 나무심기 활동, 심리지원 프로젝트 등 마을 복원과 이재민의 치유를 위한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또 자원봉사 전문 재능기부캠페인을 통해 전문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현장 복구에 나설 방침이다. 도배, 전기점검 등 전문기술보유자는 화재로 엉망이 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화재감지기 설치와 간이소화기 지원 등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화재에도 적극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색적인 봉사활동도 산림 복원에 희망이 되고 있다. 일명 ‘산타독’, 즉 산을 타는 강아지들이라 불리는 반려견들이 주인공. 지난 4월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한 야산에서 씨앗 주머니를 매단 반려견들이 피해 현장 곳곳에 씨앗을 뿌리면서 산림 복원활동에 나섰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와 산림청은 5월 7일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일대를 찾아 산불피해 복구를 위한 ‘평화의 나무 심기’ 자원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활동은 양 기관이 체결한 숲속 한반도 만들기 협약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자원봉사자 150여명이 참여해 구슬땀을 흘렸다. <br>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와 산림청은 5월 7일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일대를 찾아 산불피해 복구를 위한 ‘평화의 나무 심기’ 자원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활동은 양 기관이 체결한 숲속 한반도 만들기 협약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자원봉사자 150여명이 참여해 구슬땀을 흘렸다. 

대대적인 나무 심기 활동도 본격 시작됐다. 대표적으로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는 지난 5월 7일 산림청과 함께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일대에서 ‘평화의 나무 심기 자원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활동은 지난해 산림청과 체결한 ‘숲속 한반도 만들기’ 협약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산림청과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관계자들과 경기도 청년봉사단 등 자원봉사자 150여명이 참여해 구슬땀을 흘렸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권미영 센터장은 “특히 이번 자원봉사활동은 이재민과 사회적약자에게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을 벗어나 지역주민들이 문제와 요구를 파악하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봉사활동에 스스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컸다”고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 재난현장의 자원봉사는 멀리 보면서 함께 가는 것을 모토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라며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위기 극복을 향한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그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는 재난현장 자원봉사활동의 한계점 극복을 위한 지속적인 대안 모색과 더불어 재난현장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의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 원활한 재난 대응을 위한 종사자 역량 강화에도 적극 나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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