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장질환, ‘대변이식술’로 건강 일상 되찾는다
난치성 장질환, ‘대변이식술’로 건강 일상 되찾는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7.0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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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부천병원 유창범 교수, 대변이식술 성공적으로 시행
클로스트리듐 디피실균 장염환자 설사증상 사라져…일상 회복
신속한 진단 후 다음날 시술… 경인지역 난치성 장질환 치료 선도
유창범 교수가 대변이식술을 시행하고 있다. 대변이식술은 현재 항생제 치료를 2번 실시해도 낫지 않는 클로스트리듐 디피실균 장염 환자에게 시행되고 있지만 다른 장질환 치료를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난치성 장질환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전망이다.  

학계의 관심 아래 장내 세균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의료진이 난치성 장염환자에게 대변이식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순천향대부천병원은 소화기내과 유창범 교수가 최근 클로스트리듐 디피실균(Clostridium difficile)균 장염환자에게 대장내시경을 통해 대변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전했다.

환자는 해당 질환으로 하루에 5~6회 점액성 설사증상을 보였는데 대변이식 일주일 뒤 이같은 증상이 사라져 건강한 일상을 되찾았다는 전언이다.

대변이식(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FMT)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난치성장염 환자의 대장이나 소장에 내시경을 통해 주입하는 방법이다. 유익균을 다량 포함한 장내 세균총이 살아 있는 상태로 이식되기 때문에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난치성장염의 완치율을 높여준다는 국내외 연구결과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유창범 교수는 “장내 세균총에는 다양한 종류의 유익균과 유해균이 공존하는데 여러 가지 원인으로 세균총의 불균형이 발생해 각종 장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육식과 탄수화물 과다섭취 등 서구화된 식생활은 장내 유해균을 증가시켜 세균총의 심한 불균형을 가져오며 다른 질환 치료를 위해 복용한 항생제도 장내 세균총의 균형을 깨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변이식은 항생제 치료를 2번 실시해도 낫지 않는 클로스트리듐 디피실균 장염 환자에게 한다. 환자의 반응에 따라 1주 간격으로 1~3회 정도 시행하며 회복기간은 기저질환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시술 다음 날 퇴원이 가능하다. 시술 후에는 이식된 유익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은데 특히 육류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균형 잡힌 식단이 도움이 된다.

유창범 교수는 “장기 요양시설 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서 원인 모를 장염이 장기간 지속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해야 한다”며 “본원은 다른 병원 대비 신속한 진단이 가능하고 이식이 필요하면 바로 다음 날 시술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또 현재 경인지역에서 대변이식술을 시행하는 병원 자체가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과민성 대장증후군,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 감염증,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증 등 각종 장 질환을 대변 이식으로 치료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관련 연구에도 힘써 더 많은 경인지역 난치성 장질환 환자들의 건강을 되찾아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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