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만성콩팥병, 적극적인 투석치료로 생존율 높일 수 있어
노인 만성콩팥병, 적극적인 투석치료로 생존율 높일 수 있어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7.0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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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의료연구원, 투석치료-보존적치료 안전성‧효과성 비교분석
투석치료군, 보존적치료군보다 생존율 높고 사망위험은 낮게 나타나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노인 만성콩팥병에 관한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노인 만성콩팥병환자의 투석치료 여부와 투석치료법 간의 임상적효과, 사전계획 여부에 따른 예후요인을 분석한 결과 투석치료가 보존적치료에 비해 생존율, 증상 호전 등에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만성콩팥병은 신장기능이 감소되거나 소변검사에서 혈뇨, 단백뇨 같은 신장손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질환이다. 무엇보다 70대 이상 인구 10명 중 1명 이상은 중증도 이상의 만성콩팥병환자에 해당할 만큼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병위험이 높지만 노인 만성콩팥병 또는 말기신부전환자에 대한 국내 진료지침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발표된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노인 투석치료 결정 시 참고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투석치료와 보존적치료의 임상적 안전성 및 효과성 확인을 위해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21편의 문헌을 분석했다. 보존적치료는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시행하지 않고 환자 삶의 질에 중점을 두면서 적절한 돌봄과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분석결과 전체생존율은 투석치료군의 경우 1년 시점에서 85%, 3년 시점에서 58%였으며 보존적치료군은 1년 시점에서 69%, 2년 시점에서 43%, 3년 시점에서 25%로 모든 시점에서 보존적치료군의 생존율이 낮게 나타났다. 생존기간도 투석치료군 38개월, 보존적치료군 20개월로 보존적치료군이 낮게 나타났다.

사망위험 역시 전반적으로 보존적치료군 대비 투석치료군이 유의하게 낮았으며 삶의 질 측면에서도 투석치료가 보존적치료보다 더 나을 수 있다는 근거를 확인했다.

투석치료군과 보존적치료군의 전체생존율(왼쪽)과 중위생존기간(오른쪽).

한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계획되지 않은 투석치료와 계획된 투석치료를 받은 노인 환자 간 사망위험도 비교 분석했다.

계획되지 않은 투석치료는 사전계획에 따라 투석을 결정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으나 임상적으로 투석이 급하게 필요한 상황에서 중심정맥도관 삽관을 통해 시행되는 투석을 말한다.

분석결과 투석치료 1년 이내에서는 두 군간 사망위험의 차이는 없었지만 초고령 대상 문헌 결과에서는 계획되지 않은 투석치료의 사망위험이 계획된 투석에 비해 3.98배 높았다. 1년 이상에서는 계획되지 않은 투석치료의 사망위험이 계획된 투석치료에 비해 1.98배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계획되지 않은 투석치료를 받은 경우 생존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연령, 저칼륨혈증, 투석 이후 동정맥루수술 여부로 확인됐다. 저칼륨혈증은 혈액검사에서 혈청 칼륨농도가 정상치의 하한치인 3.5mmol/L 미만인 경우를 말하며 동정맥루수술은 동맥과 정맥을 연결해 혈액투석을 할 수 있는 굵은 혈관을 만드는 수술이다.

분석결과 연령이 높아지고 고연령일수록 사망위험이 높았으며 저칼륨혈증에서 혈중칼륨수치가 증가할수록 동정맥루를 만들어 투석을 지속한 경우 사망위험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계획되지 않은 복막투석에 비해 계획되지 않은 혈액투석의 사망위험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계획되지 않은 혈액투석 사망위험은 계획되지 않은 복막투석에 비해서도 유의하게 높았다. 단 혈액투석이 복막투석보다 더 좋은 생존율을 나타내는 관련성을 보였지만 근거수준이 낮고 두 치료법 간 효과 차이를 입증하는 근거가 불명확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긴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연구책임자 신성준 교수(동국대학교 의과대학)와 양재원 교수(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는 “노인 말기신부전환자에게 투석치료를 적극 시행하는 것이 생존율이 유의하게 좋고 삶의 질에서도 차이가 없어 보존적치료보다 투석치료가 더 나을 수 있다는 결과를 제시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어 “다만 초고령환자나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른 말기 또는 임종기의 환자에서는 투석치료를 결정함에 있어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 연구책임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박동아 연구위원은 “국내 노인 만성콩팥병환자의 투석치료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의사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연구원과 전문학회 간 임상적 및 방법론적으로 협력해 근거기반 임상진료지침을 조속히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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