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①영화 ‘러브 & 드럭스’로 살펴본 비뇨의학의 세계
[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①영화 ‘러브 & 드럭스’로 살펴본 비뇨의학의 세계
  • 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7.1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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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러브 & 드럭스’는 2010년 개봉된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제이크 질렌할과 앤 해서웨이가 주연을 맡았다. 원제는 ‘Love and other drugs(사랑과 다른 약물들)’인데 비뇨기와 관련된 전문의약품들이 영화 흐름을 이어가는 소재로 등장한다.

무더운 여름철 잠시나마 따분함에서 벗어나 독자들이 쉽고 편하게 비뇨의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이 영화를 택했다. 앞으로 두 차례에 나눠 내용을 설명하고자 한다.

남자 주인공 제이미는 의대를 중퇴한 바람둥이이다. 글로벌 제약회사 화이자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하는데 영화는 1997년 당시 판매되는 약품들과 21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알려진 비아그라 발매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제약회사 직원들의 살벌한 실적 경쟁, 병원에서의 의약품 마케팅 등 사실적이고 재미있는 대사들이 많다.

[제이미는 지스로맥스와 졸로프트의 영업을 담당하지만 병원에서의 세일즈는 어렵기만 하다. 담당의사를 만나기도 힘들고 더구나 졸로프트의 실적은 경쟁사 같은 종류의 약품인 프로작에 밀린다.]

지스로맥스는 마크로라이드 계열의 항균제로 호흡기감염증에 사용된다. 매독이나 임질에도 사용하고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에 의한 비임균성 요도염에 효과가 있다. 졸로프트와 프로작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로 우울증 치료제다. 조루증의 치료에도 사용하는데 보통 2-3개월 복용하면 효과가 나타난다. 조루증은 성관계의 50%에서 파트너를 충분히 만족시킬 정도로 사정을 조절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영업을 위해 찾아간 병원에서 제이미는 진료를 받으러 온 매기 머독을 만난다. 매기는 오래 전부터 파킨슨병을 앓아왔고 몇 가지 약들을 복용하고 있었다. 항우울제인 프로작도 복용하고 있는데 제이미는 화이자의 졸로프트가 더 낫다며 말을 건다. 병원에서 전화번호를 알아내고는 연락을 하였더니 매기는 단순한 섹스 파트너로 만나자고 한다.]

파킨슨병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뇌의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의 소실로 뇌기능의 이상이 생긴다. 1817년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이 손 떨림, 근육 경직 등의 증상을 가진 환자를 파킨슨병으로 최초 진단했다. 점진적으로 진행하고 떨림, 강직, 운동 완서 및 자세 불안정 등 4대 증상을 보인다. 우울증이 정신과적 합병증으로 흔히 동반된다. 현재는 레보도파 계열의 다양한 약제들이 개발돼 환자 삶의 질과 생존율이 향상됐다.

[시도 때도 없이 섹스를 하는 만남이 계속되고 제이미는 연인관계를 바라지만 매기는 계속 섹스 파트너로 있기를 원한다. 함께 참석한 파킨슨병 환자들의 모임에서 25년을 앓아온 여자 환자의 남편이 제이미에게 헤어지고 건강한 여자를 만나라며 파킨슨병에서 가장 심각한 건 대소변이라고 조언한다.]

파킨슨병에서는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불편함이 나타나는데 비뇨기증상은 다양한 배뇨장애와 성기능 장애이다. 배뇨증상으로 소변을 자주 보고 봐도 시원치 않고 마려우면 급해서 참을 수 없는 절박뇨를 보인다. 밤에 더 심하게 나타나 수면을 방해하고 변비와 함께 증상이 악화된다.

[한낮에 집에서 중국음식을 먹다말고 섹스를 하는데, 제이미가 발기가 되지 않는다.

“이런 적이 없는데....ㅠㅠ” 쪽 팔려서 하는 제이미의 말이고

“진짜?” 매기의 놀리는 듯 한 대답이다.

계속 집중을 해도 안 된다. 매기는 괜찮다고 하지만 제이미는 초조해 하다가 화를 낸다.

“이럴 때 좀 따뜻이 배려해 줄 수 없어?”]

남성의 발기부전에는 여성의 배려도 필요하지만 사실은 치료제가 더 절실하다. 이 장면은 비아그라가 곧 등장함을 예고하는 에피소드다. 비아그라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다음 칼럼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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