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초고령사회,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 관심 높여야
[특별기고] 초고령사회,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 관심 높여야
  • 김창기 서울의과학연구소 전문의(진단검사의학과)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7.1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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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기 서울의과학연구소 전문의(진단검사의학과)

결핵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질병인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이 최근 고령층을 중심으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비결핵 항산균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결핵균과 나병균을 제외한 항산균을 의미하며 국내에서는 마이코박테리움 아비움 복합체(Mycobacterium avium complex)란 균이 가장 흔하게 분리되고 있다.

국내 결핵환자 발생률과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위이지만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 비결핵 항산균 감염증은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내 한 대학병원 연구에 따르면 항산균이 분리된 환자의 62.9%가 결핵이 아닌 비결핵 항산균 감염이었다고 한다.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결핵 항산균 감염증 유병률은 2007년 인구 10만명당 6.7명에서 2016년 39.6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또 비결핵 항산균 감염증은 여성에서 더 흔히 발생하고 연령이 증가하면서 유병률도 함께 증가했다고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비결핵 항산균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의료진의 수가 많지 않아 실제 환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 환자들은 늘고 있지만 진단과 치료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증상이 다른 호흡기 감염증과 유사하고 비특이적이다. 비결핵 항산균은 결핵균과 달리 환경에 널리 분포하고 있고 질환이 없는 사람에서도 검출될 수 있다. 따라서 진단을 위해서는 영상검사와 반복적인 미생물검사를 시행해 결과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또 비결핵 항산균 균종은 150종이 넘는데 균종에 따라 치료방침과 예후가 다르기 때문에 균종을 정확하게 동정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더라도 항생제를 오랜 기간 투여해야 하며 치료성공률이 높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 발생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대수명과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환자 비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일선 의료계에서 비결핵 항산균 감염증 진료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또 일반 국민 사이에서 비결핵 항산균 감염증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아 천식이나 만성폐쇄성질환과 같은 호흡기질환으로 오인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로 이어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 따라서 만성적인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비결핵 항산균 감염증의 가능성을 고려해 영상검사와 미생물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특히 고위험군에서는 결핵뿐 아니라 비결핵 항산균 감염증에 대한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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