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화장품이 쥐젖을 제거한다? 쥐젖제거화장품의 진실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화장품이 쥐젖을 제거한다? 쥐젖제거화장품의 진실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22.07.2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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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인터넷에서 순간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광고가 떴다. 바로 목에 주로 오돌토돌 나는 쥐젖을 화장품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획기적인 제품이 나왔기 때문이다. 쥐젖은 노화로 인해 피부의 교원섬유가 늘어진 상태로 정식 의학명칭은 ‘연성섬유종’이다. 

쥐젖은 양성종양으로 여러 개 생길 수 있지만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미용측면에서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크기가 1mm에서 수cm까지 다양해 쥐젖을 제거할 때 정상피부는 최대한 침범하지 않으면서 쥐젖만을 골라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다. 

특히 쥐젖과 피부 사이에는 끈처럼 연결된 결체조직이 있어 대부분 레이저나 작은 수술용 가위를 이용해 제거하며 흉터와 세균으로 인한 2차 감염위험이 있어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터넷 검색창에서 쥐젖제거화장품을 검색해 보면 ‘쥐젖화장품’ ‘쥐젖연고’ ‘쥐젖스팟크림’ 등의 이름으로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다. 용기는 대부분 튜브형태로 크림제형이지만 연고로 홍보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화장품이 아닌 의약품으로 충분히 오해할 수 있다. 

심지어 연예인까지 등장해 목에 난 쥐젖을 화장품으로 관리한다는 영상도 가감 없이 송출된다. 이어 쥐젖은 물론 한관종, 비립종, 편평사마귀까지 제거된다고 광고하고 있으니 만병통치제에 가까운 의약이 아닌가 싶다. 

이들 제품의 성분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AHA와 BHA가 함유돼 있다. 과일산이라고도 불리는 AHA(Alpha Hydroxy Acid)는 화장품성분표에서 글리콜릭애시드, 락틱애시드, 말산(사과산), 씨트릭애시드, 타르타르산 등으로 표기된다. 이들은 수용성으로 각질 사이의 연결고리를 제거해 피부각질을 연화시켜 죽은 세포를 탈락시킨다. 대부분 표피에 작용하기 때문에 건성피부용화장품에 사용되며 각질제거화장품에도 들어가는 성분이다. 

또 살리실산의 한 종류인 BHA(Beta Hydroxy Acid)는 지용성으로 AHA보다 모공침투력이 높아 모공 내 각질과 노폐물 제거가 용이해 지성이나 여드름화장품에 많이 사용된다. 지금까지 AHA와 BHA성분은 각질제거주기를 정상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목적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쥐젖의 경우 각질형성세포는 물론 아교질섬유의 증식으로 생긴 양피용종(폴립)을 말한다. 또 한관종은 땀이 배출되는 통로에 양성종양이 자라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방치할 경우 서로 융합돼 점점 커지며 피부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표재성각질낭종인 비립종은 직경 1~2mm 정도의 원형구진으로 피부 속에 각질이 뭉쳐져 산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은 모두 질환에 해당돼 레이저나 얇은 바늘을 이용해 피부 안의 원인물질을 선별해 제거해야 하며 주변 정상조직을 손상시켜서는 안 되기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안전하다. 

즉 쥐젖은 단순한 각질이 아니라 섬유화된 피부조직이기 때문에 화장품만으로 제거하기란 불가능하다. 또 다른 피부질환 역시 피부 안쪽에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히 표피각질연화나 모공 내 각질을 제거해 이를 없앤다는 것은 허상일 뿐이다. 즉 AHA나 BHA가 각질제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쥐젖이나 한관종, 비립종 등을 제거할 수는 없다. 

화장품과 의약품의 역할은 분명히 달라야 한다. 앞으로 소비자들도 이 기회에 허위과대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구매 전 반드시 허가사항을 꼼꼼히 확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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