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균치료 받은 여성, 좋은 콜레스테롤 는다
제균치료 받은 여성, 좋은 콜레스테롤 는다
  • 장인선 기자·안훈영 인턴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2.07.27 1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나영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제균치료 여성환자, HDL콜레스테롤수치 증가
대사성질환 있다면 헬리코박터 검사·치료 고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왼쪽),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소화기내과 박재형 전문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제1저자 박재형 소화기내과 전문의, 이하 연구팀)에 따르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or pylori)’를 제거하는 제균(除菌)치료가 여성의 고밀도(HDL)콜레스테롤 수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 몸의 세포막을 형성하는 콜레스테롤은 수치가 높아지면 혈관 벽에 침전되며 혈관을 좁아지게 만들고 혈액을 끈적거리게 하거나 혈전생성을 증가시킨다. 이에 따라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막히는 심근경색이나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막히는 뇌졸중 등 중증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하지만 모든 콜레스테롤이 심뇌혈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크게 저밀도(LDL)콜레스테롤, 고밀도(H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3가지로 나뉜다. 이 중 HDL콜레스테롤은 지나치게 많은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보내고 혈관에 쌓인 침전물을 청소해주는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혈액 속 지질, 지방성분이 너무 많은 상태 또는 신체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HDL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 ‘이상지질혈증’으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제균치료를 받은 1521명 환자의 대사 인자를 2개월, 1년, 3년, 5년 단위로 추적 관찰하고 성별에 따른 차이를 분석했다. 이에 제균치료가 여성에서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제균치료를 받은 환자군 중 여성의 경우 치료 1년 후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3.06mg/dl(±8.55) 증가했다. 이는 여성 비제균 환자 그룹에서 1년 후 5.78mg/dl(±9.22)가 감소한 것과 큰 차이다.

반면 남성에서는 유의미한 HDL콜레스테롤 수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단 제균 1년 후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헬리코박터 제균 이후 소화불량 증상이 개선되며 체중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긍정적인 효과로 추정된다.

최근 헬리코박터균이 체내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 면역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단백질 면역조절제)의 생산과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실제 제균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대사 인자가 개선됐다는 사실을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단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는 설명이다. 

또 이번 연구는 제균치료 이후 대사 인자의 개선효과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도 희소성과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이와 같이 특정 질환에서 남녀 간 차이를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근원적 발병원인과 치료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성차의학’은 최근 국내외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는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성질환을 갖고 있는 여성이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헬리코박터 검사 및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심부전, 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계질환과의 연관성을 추가적으로 밝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소화기학회에서 발행하는 SCI(E)급 영문학술지 ‘거트 앤드 리버(Gut and Liver)’ 최신호에 실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