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위(胃)내시경 조직검사에 대한 병리학적 고찰
[특별기고] 위(胃)내시경 조직검사에 대한 병리학적 고찰
  • 신형식 재단법인 서울의과학연구소 전문의(병리과)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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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식 재단법인 서울의과학연구소 전문의(병리과)

병리조직검사는 인체조직을 떼어내어 현미경으로 관찰, 암 등의 질환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진단에 이용되기도 하지만 수술이 잘 됐는지를 판정하고 암의 깊이나 주변 림프절 전이 등을 검사해 향후 치료방침을 정하는 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한다. 

특히 병리조직검사를 통한 급성위염, 만성위염, 궤양, 이형성증 및 위암에 대한 현미경적 소견은 추후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정보들을 제공한다.

병리조직검사를 통한 급성위염, 만성위염, 궤양, 이형성증 및 위암에 대한 현미경적 소견

먼저 급성위염의 경우 음식물이 위 점막에 닿으면 이 부위가 반응하기 시작한다. 모든 식품은 우리 자신이 아니고 외부물질이기 때문이다. 적군이 쳐들어 왔을 때 적군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정찰병이 동원되는 것처럼 위 점막에서는 백혈구들 중에서 호산구가 동원된다. 식품 속에 약하게라도 해로운 미생물이나 화학물질이 있다면 전투병에 해당되는 호중구들이 동원된다. 따라서 호산구와 호중구들이 존재할 때에는 급성위염(사진1)의 시기라 할 수 있다.

만성위염은 대부분의 인체에서는 호중구들이 승리해 호중구들은 멀리 가고 주둔병에 해당되는 림프구들이 들어 와 있게 된다. 이런 시기의 위 상태를 만성위염(사진 2)이라고 한다. 또 이 미생물들 중에서 헬리코박터(H. pylori) 가 만성위염의 원인균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특수염색을 해 보면 잘 보인다(사진 3).  위 점막 자체에 있는 세포도 한 단계 자극에 강한 세포인 소장점막세포로 바뀌는데 이를 병리학적용어로 장상피화생(Intestinal metaplasia)이라고 부른다(사진 4). 

식품처럼 들어간 미생물 등 염증의 원인 요소들과 백혈구들이 싸우다가 인체 측이 패배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렇게 위점막 세포들이 탈락하고 위벽의 깊은 곳까지 염증이 다다르는 상태를 위궤양이라고 일컫는다. 이 위궤양의 바닥부위를 살펴보면 가장 내강에 가까운 노출된 바닥 1층에서는 죽은 위점막 세포들과 호중구들의 시체가 보인다. 이를 괴사잔재물(Necrotic debris)이라고 한다(사진 5).

국소적인 유전학적 이상으로 세포의 변이가 보이는 이형성증(채취한 위 점막 조직의 선종)은 형태적으로는 선구조의 기저막은 손상되지 않고 기관의 내부 표면을 덮고 있는 피복상피세포들이 중첩돼 겹쳐 보인다(사진 6). 내시경적 육안 소견으로는 버섯 모양으로 위의 내강에 돌출되는데 이렇게 돌출된 상태를 용종이라고 한다.

위암은 국소적으로 유전학적 변이가 아주 심해진 상태로 악성종양에 해당된다. 이형성증에서는 선구조의 기저막이 파괴되지 않는 반면 암에서는 이 기저막 파괴가 현저히 뚜렷해진다. 인접한 선구조에서도 기저막이 파괴되는데 파괴된 선구조들끼리 뭉쳐진다. 이를 선구조 융합 (Glandular fusion)이라 하고 암 진단에 있어 아주 중요한 기준적 소견이 된다(사진 7). 

또 정상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한 형태의 암세포도 나타난다. 그중 하나는 세포핵이 세포질의 아래쪽으로 밀려 초승달 형태로 되고 세포질에는 점액질로 꽉 채워진다. 이러한 형태가 마치 인장반지를 닮아 이를 인장반지세포(Signet ring cell)라고 한다(사진 8).

모든 질병을 예방·개선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 원인을 명확히 분석하고 치료에 접근함으로써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나이 들면 이형성증과 암의 발생빈도가 늘어나기 때문에 이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정기검진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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