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심장병 증상 없어도 심장약 먹여야 할까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심장병 증상 없어도 심장약 먹여야 할까요?
  • 장원정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내과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8.1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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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정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내과원장

반려견의 고령화로 심장병을 앓는 반려견의 수가 증가했다. 실제로 반려견의 나이가 많을수록 심장병 확률이 높아진다. 보호자가 아무런 의심증상을 느끼지 못했는데 동물병원에 방문했을 때 덜컥 심장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을 것이다.

보호자는 증상이 없는데 심장약을 먹여야 할지, 심장약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는데 계속 먹어도 될지, 혹시 다른 장기에 부담이 되지 않는지 많이 궁금해한다. 오늘은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한다.

미국 수의내과협의회에서는 심장병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심장병은 A, B1, B2, C, D 단계로 구분한다. A단계는 심장병이 발생하기 쉬운 견종으로 특히 국내에서는 ▲시츄 ▲몰티즈 ▲포메라니안 ▲치와와 ▲페키니즈 ▲푸들 ▲보스턴테리어 등이 해당한다.

B1단계는 임상증상은 없지만 심잡음이 들리거나 심비대가 없는 단계로 6~12개월 간격으로 심장검진이 추천된다. 휴식 시 분당 호흡수를 체크하는 것이 추천되며 30회 이상이면 담당 수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B2단계도 임상증상은 없지만 심잡음이 들리고 심장의 리모델링으로 심장이 커져 있는 상태다. 심장약 투여군과 심장약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을 비교한 논문에 따르면 심장약을 투여한 B2단계 심부전 반려견의 60% 이상에서 15개월 이상 수명이 연장됐다. 이는 평균수명의 10% 이상이 연장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임상증상이 없더라도 B2단계부터 심장약 복용이 추천된다.

C단계는 심장병이 많이 진행된 심부전 단계다. 임상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더 많은 관리가 필요하다. 심장병의 임상증상으로는 ▲기침 ▲호흡곤란 ▲기절 ▲운동 불내증(운동을 힘들어한다) ▲호흡이 얕고 빨라짐 ▲식욕 감소 등이 있다.

D단계는 말기 심부전 단계다. 수시로 폐에 물이 차며 기절, 기침도 심하다. D단계는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

이렇듯 임상증상이 없더라도 심장약 복용은 임상증상이 나타나기 전인 B2단계부터 추천된다. 또 B2단계부터 복용하는 약은 다른 장기에 큰 부담을 주지 않아 긴 시간 복용해도 무리가 없다.

심장병의 확인은 너무나 간단하다. 동물병원에서는 간단한 청진만으로 심잡음을 듣고 심장병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심장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수의사와 상담 후 심전도, 방사선(엑스레이), 심장초음파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이미 심장병 증상이 나타난 이후라면 심장병이 많이 진행된 ‘심부전’ 단계로 더 많은 관리가 필요하다. 매년 심장검진을 통해 심장병을 조기에 확인하고 관리를 시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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