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리병’, 조기진단·치료기회 충분…건강한 일상도 OK
‘파브리병’, 조기진단·치료기회 충분…건강한 일상도 OK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8.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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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파브리병 첫 환자 진단·치료 시작
파브리병은 정확한 진단 후 적극 치료를 시작하면 합병증을 예방하고 건강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 또 파브리병으로 진단된 가족이 있다면 다른 가족도 조기진단을 통해 미리 대비할 수 있어 가족 모두의 적극적인 의지가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파브리병은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소아청소년기에 시작돼 나이 들면서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워낙 생소한 데다 증상마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조기진단이 쉽지 않다.

실제로 파브리병환자들은 병을 정확히 진단받기까지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보고됐다. 국내 파브리병환우회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 처음 보고된 이래 현재까지 250여명의 파브리병환자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이 파브리병환자를 처음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인천성모병원에 따르면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는 60대 남성 A씨는 올해 1월 호흡곤란으로 병원 신장내과를 방문했다. 검사결과 심전도와 흉부X선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됐고 윤혜은 신장내과 교수와 변재호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알파 갈락토시다제 A효소활성도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A 씨는 ‘파브리병’으로 진단됐다. A 씨는 2주 간격으로 효소대체요법(ERT) 치료를 본격 시작했다.

실제로 파브리병은 알파 갈락토시다제 A라는 효소가 부족해지면서 당지질(GL-3)이 분해되지 못하고 여러 세포에 축적되면서 발생한다. 몸 곳곳에 쌓이기 때문에 피부부터 신경계, 심장, 신장까지 전신에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보통 유소년기에는 손발끝이 따끔거리거나 피부에 검붉은 반점이 나타나고 땀 분비가 줄어드는 증상이 나타나며 성인이 되면서 원인 불명의 신장과 심장기능 악화가 나타나 젊은 나이에 부정맥, 뇌졸중, 만성신부전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윤혜은 교수는 “파브리병은 전신에 걸쳐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진행성질환으로 조기에 진단받고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 손상으로 이어져 결국 생명을 위협하는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또 유전질환으로 일단 진단되면 가족 중 추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파브리병은 치료방법이 있어 진단 후 적극 치료하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치료방법은 부족한 효소를 정맥을 통해 주기적으로 주사하는 것이다. 이를 효소대체요법 또는 ERT라고 한다. 2주마다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 외의 시간은 자유롭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운혜은 교수는 “파브리병은 초기 증상이 다양하고 남녀에 따라 증상 정도도 달라 환자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고 전형적인 증상이 아니라면 의료진도 처음부터 진단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일단 진단되면 치료제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서 합병증을 관리하면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은 장기 합병증 발생을 지연시켜 건강한 생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희귀 유전성 질환이라고 하면 덜컥 겁부터 먹고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기 쉽지만 파브리병은 치료제가 있고 병을 모르고 있던 가족도 조기진단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만큼 적극적인 동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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