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도 긴 옷 입는 건선환자…생물학제제로 삶의 질 ‘쑥↑’
여름에도 긴 옷 입는 건선환자…생물학제제로 삶의 질 ‘쑥↑’
  • 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2.08.2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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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대 주로 발생…완치 어려워 평생관리
심해지면 피부뿐 아니라 전신장기에도 영향
생물학제제, 기존보다 부작용↓·증상개선효과↑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건선은 몸의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난치성피부면역질환이다. 전신에 염증을 일으켜 다양한 동반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건선환자에게 여름은 특히 괴로운 계절이다. 무더운 날씨에도 울긋불긋 도드라진 병변과 하얗게 떨어지는 각질 등으로 짧은 옷차림을 할 수 없기 때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려움도 동반한다.

또 건선은 비전염성질환이지만 노출부위에 나타나는 병변과 형태 탓에 편견과 오해로 심리적 어려움도 호소한다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2021년 한국건선협회가 발표한 ‘건선환자의 질환 및 치료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건선 치료과정에서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는 설문에 참여한 616명 중 136명으로 전체 응답자 중 22%에 달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정신질환 유병률 10% 대비 2배 높은 수치다. 건선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인 만큼 사회적 관심 속에서 지속적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대한건선학회
건선을 형태별로 분류하면 ▲판상건선 ▲농포성건선 ▲간찰부위건선 ▲물방울모양건선 ▲홍피성건선 등 5종류로 나뉜다. 이 중 판상건선이 가장 흔한 유형으로 건선의 80~90%를 차지한다(제공=대한건선학회).

■팔다리서 주로 시작해 퍼져…각질·홍반 시 병원 방문해야

건선의 정확한 발병원인은 정확히 규명돼 있지 않다. 하지만 몸의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난치성피부면역질환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금까지 연구에 따르면 면역체계 이상으로 정상조직을 공격, 대개 무릎·팔꿈치를 포함한 팔다리 피부를 시작으로 심하면 관절과 심혈관 등 전신장기로 퍼진다.

이때 ‘판상건선’은 가장 흔한 유형으로 건선의 80~90%를 차지한다. 무릎·팔이나 팔꿈치 등에 두꺼운 은백색 비늘로 덮인 붉은색 판상병변이 특징이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건선은 모든 연령대에 걸쳐 발생할 수 있으나 20대 발병률이 가장 높고 뒤이어 10대, 30대 순으로 높게 나타난다. 약 30%는 소아·청소년 시기에 처음 진단된다는 보고도 있어 유병기간이 매우 긴 만성질환이다.

따라서 건선은 ‘완치’가 아닌 피부증상 호전과 상태유지를 치료목표로 삼는다. 건선 치료법으로는 스테로이드 등을 사용한 국소치료법, 자외선을 이용한 광선치료법, 약을 먹는 전신치료법 등이 있다. 단 만성질환인 건선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치료하기 위해서는 병변의 심한 정도, 환자의 기저질환, 치료에 대한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피부과 한별 교수는 “건선은 고혈압과 당뇨처럼 완치가 어려워 장기관리가 중요한 만성피부질환인데 특히 피부뿐 아니라 전신 장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초기에 적극적이고 적절한 치료로 대응하면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피부에 각질과 홍반이 생겼다면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했다.

대한건선학회
건선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나 20대, 10대, 30대 순으로 유병률이 높게 나타난다(제공=대한건선학회).

■개선 어려운 ‘하지’…생물학제제로 오래 깨끗한 피부 유지 가능

최신치료로 꼽히는 생물학제제는 염증유발물질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기존 치료보다 부작용 적고 깨끗한 피부상태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생물학제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준이 있다.

대표적인 지표로 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가 널리 쓰이는데 PASI 90이면 ‘거의 깨끗한 피부’, PASI 100이면 ‘완전히 깨끗한 피부’로의 개선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건선치료 목표를 ‘PASI 75’로 잡았지만 ▲인터루킨-12억제제 ▲인터루킨-17억제제 ▲인터루킨-23억제제 등 진화된 기전의 생물학제제가 지속 출시되면서 최근에는 건선치료의 목표를 PASI 90, PASI 100 등으로 하고 있다.

특히 건선 발생부위 중에서도 종아리·정강이 등 하지는 겉으로 노출되는 부위이기 때문에 환자는 큰 고민을 토로한다. 다행히 최근 개발된 생물학제제들은 하지건선에도 주목할 만한 치료효과가 나타나 환자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 허가 받은 건선 및 건선성관절염 생물학제제는 아달리무맙, 구셀쿠맙, 익세키주맙, 리산키주맙, 세쿠키누맙, 우스테키누맙 등 총 6종이다. 문제는 건선 치료 시 생물학제제 보험급여를 인정받으려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중증판상건선환자여야 한다는 것. 즉 생물학제제는 중증건선환자들에게 ‘그림의 떡’인 셈이다.

한별 교수는 ”일반적으로 하지건선은 치료효과가 낮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인터루킨-23억제제인 구셀쿠맙이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정강이·무릎 등에서도 4년 동안 완전히 깨끗한 피부(PASI 100)를 유지하는 결과가 나타나는 등 효과 높은 치료법들이 개발되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치료계획을 세워야 하는 건선에서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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