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이유 없는 냄새는 없다…‘액취증’의 모든 것
[좌담] 이유 없는 냄새는 없다…‘액취증’의 모든 것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2.08.24 19: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왼쪽부터) 한정선 헬스경향 기자,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조 피부과전문의(CNP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

땀은 체온유지를 위한 자연스러운 생리반응이다. 하지만 흥건한 땀과 함께 유독 지독한 냄새로 본인은 물론 타인까지 괴롭게 하는 질환이 있다. 바로 ‘액취증’이다. 액취증은 불쾌한 냄새는 물론 옷을 착색시키기도 해 사회생활에 적지 않은 지장을 준다. 이에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조 피부과전문의(CNP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와의 좌담을 통해 액취증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

땀샘은 크게 에크린땀샘과 아포크린땀샘으로 나뉘는데 액취증은 심한 악취를 풍기는 아포크린땀샘이 원인이다(일러스트=김현조 원장).

한정선 기자 : 액취증의 원인은.

허창훈 교수 : 땀샘은 크게 에크린땀샘과 아포크린땀샘으로 나뉘는데 이 중 아포크린땀샘이 원인이다. 사춘기 후 호르몬작용이 왕성해져 지방성분의 땀이 배출되는데 ‘암내’라고 불리는 특유의 냄새가 바로 이 아포크린땀샘 때문이다. 아포크린땀 자체도 냄새가 나지만 세균분해과정에서 지방산을 형성해 더 심한 악취를 만든다. 특히 겨드랑이에는 아포크린땀샘 분포가 많고 피부가 접혀져 항상 젖어있다 보니 세균번식에 좋은 환경이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이나 운동 후에 더욱 심하며 여성에서는 생리나 임신 중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한정선 기자 : 액취증은 유전질환인가.

김현조 전문의 : 액취증의 가족력은 75~85%로 우성유전형태를 보인다. 한 부모만 있으면 50%, 양부모 모두 있으면 70~80%의 자녀들에게서 발생한다. 액취증은 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는 사춘기 이후에 증상이 발생하는데 연구에 따르면 남성은 17.8세, 여성은 15.1세로 여성이 더 빨리 발병한다고 보고돼 있다.

겨드랑이냄새를 직접 맡아보거나 거즈, 티슈를 이용해 겨드랑이를 닦아낸 후 특유의 불쾌하고 자극적인 냄새 유무로 자가진단을 할 수 있다. 또 액취증환자 대대수가 습성귀지와 밀접한 관련을 보여 귀지가 축축한지를 확인하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한정선 기자 : 액취증의 적절한 치료시기는.

허창훈 교수 : 액취증환자는 냄새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고 심한 경우 대인공포증으로 발전될 수 있다.  액취증은 냄새 자체보다 이로 인해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것이 문제다. 특히 사춘기처럼 민감한 시기에는 따돌림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 발병 후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액취증 보툴리눔 독소 주사치료 전(왼쪽)과 치료 후(사진=김현조 원장 제공).

한정선 기자 : 액취증 치료방법은.

김현조 전문의 : 액취증환자의 아포크린땀샘은 정상인의 것보다 크기가 크고 숫자가 많기 때문에 피하지방층에 위치하는 아포크린땀샘을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이외 비수술적 치료법으로는 국소약물요법, 보툴리눔 독소 주사법, 이온 삼투 요법, 전기 제모술 등이 있으나 치료효과가 일시적이고 재발이 잦아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는 수술적 치료법을 권장한다.

한정선 기자 : 액취증수술법과 수술 후 주의사항은.

허창훈 교수 : 최근에는 수술시간이 짧고 흉터도 최소화하는 초음파흡입술이나 절연침을 이용한 전기소작술, 레이저치료 등을 이용해 아포크린땀샘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수술 후에는 압박붕대를 착용해 수술부위를 잘 눌러줘야 한다. 1~2주 정도는 심한 운동이나 어깨를 지나치게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당뇨병환자는 수술 후 상처치유가 지연될 수 있어 수술 전 의료진에게 병력을 알리는 것이 필수이며 임신부의 경우 일상생활습관 조율로 증상을 조절하다가 출산 후 치료가 권장된다.

최근 액취증 치료법 중 하나로 시행되고 있는 표재성지방흡입술(출처=대한피부과학회지 2015;53:523-529). 

한정선 기자 : 액취증치료 시 건강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나.

김현조 전문의 : 액취증치료 목적의 외과적 절제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최근에는 부작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흡입술을 많이 하는데 이는 비급여수술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한정선 기자 : 액취증이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나. 또 액취증 감소에 도움을 주는 생활습관은.

김현조 전문의 : 겨드랑이 위생관리가 도움 된다. 겨드랑이를 자주 씻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어 피부를 건조하게 유지하면서 항균비누와 방취제(데오도란트)를 사용하고 땀 흡수에 용이한 면 속옷을 입는 것도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