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 선택…‘유산균 총균수’ 맹신해선 안 돼
프로바이오틱스 선택…‘유산균 총균수’ 맹신해선 안 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8.2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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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 아닌 ‘바실러스 코아귤런스’ 부원료로 포함
식약처 고시원료 아닌데도 유산균 총균수 앞세워 홍보
엄연한 과대광고…기능성‧안전성 검증한 뒤 사용돼야
최근 바실러스 코아귤런스가 부원료로 포함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총균수를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홍보되고 있다. 이는 유산균이 아닌 데다 한국인에서 기능성과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아 소비자 혼란은 물론,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제기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인구고령화 등으로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건강기능식품시장이 연일 성장세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규모는 5년간 20% 성장했다.

그중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품목은 단연 프로바이오틱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는 최근 3년간 큰 부침 없이 꾸준한 성장을 거듭, 홍삼에 이어 가장 많이 판매된 기능성원료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 종류가 한층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품 선택 폭은 넓어졌지만 그중 일부 제품이 유산균 총균수를 앞세워 과대광고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직접 섭취하는 제품인 만큼 이는 결국 소비자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실런스 코아귤런스가 포함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다. 포자균으로 알려진 바실러스 코아귤런스는 1915년 BW Hammer가 미국 ICWA 농업시험장의 응고된 우유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유산균은 아니지만 젖산(Latic acid)을 생산하는 특성이 있으며 유해한 박테리아를 감소시키는 유익균 중 하나로 알려졌다.

실제로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바실러스 코아귤런스가 식품안전청(EFSA) QPS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GRAS 등 허가당국의 인증을 획득해 프로바이오틱스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바실러스 코아귤런스는 식품으로 등재돼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고시한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성원료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식약처에서 장 건강에 대한 기능성원료로 고시한 균주는 ▲락토바실러스 11종 ▲락토코쿠스 1종 ▲엔테로코쿠스 2종 ▲스트렙토코쿠스 1종 ▲비피도박테리움 4종 등 총 19종이다.

그런데도 국내 시장에 관련 제품이 출시될 수 있었던 것은 유산균 제품을 만들 때 이 균이 부원료로 포함됐기 때문. 전문가들은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부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해외에서는 원료 안정성 인증을 획득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국내 규정상 식약처가 기능성원료로 고시된 균주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어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업체 측이 바실러스 코아귤런스를 부원료로 포함시킨 이유는 상대적으로 원가가 낮은 균주를 이용해 유산균 균수를 늘리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제대 약대 윤현주 교수는 “바실러스 코아귤런스가 유산균이 아닌데도 단지 젖산을 만든다는 이유만으로 부원료로 사용돼 총균수가 많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엄연히 허위광고”라며 “이 경우 소비자들은 유산균이 아닌 균체수 100억개를 유산균 균체수 100억개로 오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바실러스 코아귤런스는 우리나라 발효식품에선 찾아볼 수 없는 균주라는 점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세대 생명과학기술학부 윤성식 교수는 “바실러스 코아귤런스가 해외에서 원료의 안전성을 인정받았다고 하더라도 국내 전통발효식품에서는 이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한국인에 대한 기능성·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섭취하는 것은 매우 신중히 판단해야 할 문제로 최소한 한국인에 대한 적합여부를 따진 뒤 사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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