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 장기간 방치하면 치매 등 인지장애 위험↑
‘수면무호흡증’, 장기간 방치하면 치매 등 인지장애 위험↑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2.09.0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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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장기간 수면무호흡증, 뇌·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 밝혀
세계최초 대규모·장기간 연구로 치료정책 수립 활용 기대
윤창호 교수
윤창호 교수는 세계최초 대규모 장기간 연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이 성인 뇌와 인지기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거나 상기도가 자주 좁아지면서 호흡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수면장애질환으로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피로감과 집중력저하 등을 유발한다. 

더 큰 문제는 수면 중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가 인지하기 어렵고 방치하면 치매 및 인지장애, 심한 경우 고혈압,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졌다. 이에 수면무호흡증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돼왔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추적 관찰기간이 짧거나 연구대상이 적은 경우가 많아 수면무호흡증이 장기간 이어질 때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낸 연구는 없었다. 

이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팀(이하 연구팀)이 장기간의 수면무호흡증이 성인 뇌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최초 대규모 연구이자 수면무호흡증의 조기발견 및 치료관련정책을 만드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장기간·대규모 추적관찰을 통해 수면무호흡증이 성인 뇌구조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고자 이번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는 성인 1110명을 ▲정상군(1, 2차 음성) ▲호전군(1차 양성, 2차 음성) ▲발생군(1차 음성, 2차 양성) ▲지속군(1, 2차 양성)으로 분류해 1차(2011년~2014년)와 2차(2015년~2018년) 등 4년 간격으로 뇌-자기공명영상(뇌-MRI)와 신경인지검사 결과를 비교·분석했다.

수면무호흡증 발생군. 시각기억 관련 부위의 뇌손상(파란색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 발생군에서는 집중력, 시각정보처리 기능, 관련 뇌영역에서 손상이 확인됐다.

호전군에서는 시각기억 경로의 회복(노란색)이 확인됐으며(왼쪽 사진)
지속군에서는 발생군과 마찬가지로 시각기억 관련 부위의 뇌손상(파란색)이 확인됐다.

반면 호전군에는 손상된 시각기억경로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속군에서는 시각기억과 관련된 뇌손상이 발견됐으며 이러한 변화는 60세 이상과 남성에게서 더욱 잘 드러났다.

즉 수면무호흡증을 조기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뇌기능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치료받지 않으면 치매 등 인지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이번 연구에 참여한 수면무호흡증 발생군의 무호흡증 정도는 대부분 경증인데도 인지저하 및 뇌손상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기존에는 중증 수면무호흡증만 치료했다면 이제는 경증 수면무호흡증도 치료·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연구 교신저자 윤창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예후가 좋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사회에서 치매 및 인지장애의 발생을 낮추기 위해서는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적극적인 진료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최초 대규모 인구를 대상으로 장기간 관찰함으로써 수면무호흡이 뇌기능과 뇌백질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아울러 수면무호흡증 조기발견 및 치료방안 정책을 수립하는 데도 뒷받침이 될 전망이다.

한편 질병관리청이 지원한 이번 연구는 고려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 하버드의대 로버트 토마스 교수의 공동연구로 진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회인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발행하는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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