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췌장암, 조기진단·예방할 순 없을까
‘침묵의 살인자’ 췌장암, 조기진단·예방할 순 없을까
  • 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2.09.02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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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조증상 없어 대부분 뒤늦게 발견
급격한 체중감소, 갑작스런 당뇨증상 등
의심증상 기억하고 정밀검사 받아봐야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췌장암은 전조증상이 없어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매우 낮다. 따라서 만성췌장염으로 치료 중이거나 갑작스러운 당뇨, 체중감소가 있다면 정밀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췌장암은 전조증상이 없어 조기진단이 어렵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췌장암을 의심할 수 있는 몇몇 증상들이 있어 이를 잘 기억하고 발생 시 빨리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췌장암은 암 중에서도 ‘침묵의 살인자’로 불릴 만큼 악명이 높다. 췌장이 여러 장기에 둘러싸여 있어 암이 생겨도 발견이 쉽지 않기 때문.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국내 췌장암환자는 2016년 1만6000명 정도에서 2020년 2만2000명가량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진단이 어렵고 생존율이 높지 않다고 알려진 췌장암.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외과 박재우 교수의 도움말로 췌장암의 위험인자부터 의심증상, 치료법에 대해 두루 살펴봤다.

췌장의 기능이 떨어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서구식 식습관이다. 단백질과 지방을 과다섭취하는 식습관은 본인의 췌장분비능력보다 더 많은 양의 췌장액을 만들어내고 분비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췌장세포가 손상될 수 있으며 노화나 음주, 흡연, 췌장염 등도 췌장기능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췌장염에는 급성췌장염과 만성췌장염이 있다. 급성췌장염은 보통 복통이 동반되지만 만성췌장염은 상당히 많은 췌장세포가 망가져야 증상이 생기기 때문에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발견된다.

췌장은 음식물이 지나가는 길에 속하지 않아 음식물 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암이 생기더라도 상당히 진행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내시경을 넣어서 직접 들여다볼 수 없어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위치상 우리 몸 깊숙한 곳에 있어 초음파검사로도 잘 안 보이는 경우가 많다. 또 주요 혈관과 바로 붙어 있어 조금만 주요 혈관을 침범해도 수술이 어려운 특성이 있다.

따라서 췌장암은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 체한 것처럼 명치와 복부에 불편감으로 내시경과 초음파검사를 받았지만 원인이 뚜렷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급격한 체중감소가 있는 경우 CT 등의 정밀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지방소화효소는 췌장에서만 분비되기 때문에 췌장상태가 많이 나빠지면 지방분해 또한 잘되지 않아 소화문제도 생길 수 있다.

새롭게 당뇨가 생겼거나 기존 당뇨증세가 특별한 이유 없이 조절이 안 되는 경우 암으로 인해 췌장의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어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흔히 알고 있는 황달이나 등 쪽 통증도 생길 수 있지만 췌장암이 상당히 진행돼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만성췌장염으로 치료 중이거나 오랜 흡연경력이 있는 경우도 췌장암 고위험군으로 정밀검사가 요구된다. 최근에는 건강검진 활성화로 췌장낭종이 우연히 발견돼 진료받는 사례가 많다. 대부분 양성종양이지만 간혹 악성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고 위암‧대장암‧폐암‧유방암으로 치료해 장기 생존한 경우도 유전자적 성향으로 췌장암이 발병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정기검진에 소홀해선 안 된다. 유전에 대한 부분은 직계가족 내 췌장암 발생이 2명 이상이면 가족성췌장암이라 진단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이런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이다. 췌장암은 1~2기는 수술이 가능하지만 3기 이상일 때는 수술보다 다른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췌장암은 환자의 80% 정도가 진단 당시 3, 4기에 해당돼 10명 중 2~3명만이 수술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더 효과적인 항암치료제의 등장으로 항암치료를 통해 암의 기수를 낮추고 난 뒤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해 보이지만 불완전한 절제가 예상될 때에도 선행 항암치료를 시행해 췌장암의 크기를 줄이고 미세 전이된 부위의 암세포를 없앤 후 수술을 진행하면 생존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진행된 췌장암으로 수술이 어려운 환자는 방사선치료와 항암약물을 이용해 치료와 통증 완화를 동시에 진행한다.

박재우 교수는 “췌장암은 전조증상이 없고 증상을 자각했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5년생존율 추이로 봤을 때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매우 낮은 편”이라며 “특별한 예방법은 없지만 흡연·비만 등 고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없애도록 생활습관을 바로잡아야 하고 특히 흡연은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췌장암 위험요소인 만큼 절대 금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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