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고과당 식단,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일으키는 이유 있었네
고지방·고과당 식단,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일으키는 이유 있었네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2.09.07 1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토콘드리아 내 ClpP 단백질 분해효소 부족 원인
ClpP 단백질 활성 조절로 지방간염 경감할 수 있어
아주대병원 생리학교실 강엽 교수, 최성이 연구조교수
(왼쪽부터) 아주대병원 생리학교실 강엽 교수, 최성이 연구조교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알코올 섭취와 관계없이 고지방 위주의 식사와 운동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발생한다. 식습관의 서구화로 비알코올성지방간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고지방·고과당 식단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어떻게 일으키는지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아주대병원 생리학교실 강엽 교수팀(이하 연구팀)은 고지방·고과당 식이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유도 시 미토콘드리아 내(우리 몸의 세포 속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 소기관) 단백질 균형을 조절하는 ‘ClpP 단백질 분해효소’의 감소가 지방간염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고지방·고과당으로 인해 지방간염이 생긴 생쥐의 간 조직에서 미토콘드리아 내 ClpP단백질 분해효소가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생쥐 간세포에서 인위적으로 ClpP의 발현을 감소시킨 결과 ▲미토콘드리아의 막 전위 감소 ▲활성산소 증가 ▲ATP(아데노신 삼인산) 감소 등의 현상이 나타나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

또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으로 간세포 내 스트레스신호 증가, 염증신호 증가, 인슐린신호 감소 등이 나타나고 염증 유도인자들의 발현이 증가했다. 정상 생쥐 간 조직에 ClpP의 발현을 줄였을 때도 간조직 내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이상 및 스트레스·염증 신호가 활성화됐고 지방간염이 발생했다.

반면 생쥐 간조직에서 ClpP의 발현을 증가시켰을 때 고지방·고과당 식이를 통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경감됐고 특히 ClpP 활성화물질로 알려진 ‘A54556A 화합물’을 복강에 투여했을 때 고지방·고과당 식이 유도 지방간염이 경감되는 것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고지방·고과당을 계속 섭취할 경우 간세포 내 중성지방이 쌓이고 간세포가 변형 또는 손상돼 간염증이 생기며 그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상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추측돼왔다. 하지만 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명확히 밝혀지진 않은 상황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연구는 구체적인 발병기전을 확인하고 그 치료법을 제시한 성과를 인정받아 간질환 관련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Hepatology(IF 30.08)’ 9월호에 게재됐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음주가 아닌 지속적인 과영양으로 인해 간에 지방이 축적되며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비만, 단순 지방간, 간염증, 간섬유화 단계로 악화된다. 유병률은 약 3~6%로 그중 약 5~15%에서 간경화 및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아주대병원 생리학교실 강엽 교수는 “우리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비만, 당뇨 등과 함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연구에서 ClpP 활성조절로 지방간염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실제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논문의 제목은 ‘생쥐 모델에서 미토콘드리아 단백질분해효소 ClpP 활성화를 통한 식이 유발 비알코올성지방간염 개선(Mitochondrial protease ClpP supplementation ameliorates diet-induced NASH in mice)이며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기초연구실 지원사업(BRL)사업으로 수행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