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약물치료 효과 없다면 ‘전기경련요법’ 고려해보세요
조현병, 약물치료 효과 없다면 ‘전기경련요법’ 고려해보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9.1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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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이중선 교수팀, 전기경련요법 효과 입증
전기경련요법 치료군서 약물치료 중단·입원치료 횟수↓
약물단독요법 치료군보다도 치료효과 높게 나타나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중선 교수, 주성우 전문의

뇌에 전기자극을 주는 전기경련요법이 조현병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약물치료에 효과를 못 본 조현병환자들에게 또 다른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현병은 사고, 감정, 감각, 행동 등 인격 전반에 걸쳐 변화가 생기는 정신질환이다. 일차적으로 약물치료를 시행해 증상을 상당 부분 호전시킬 수 있지만 환자의 30~50%는 약물치료만으로는 치료효과가 부족할 수 있다.

이 경우 전기경련요법을 시행할 수 있는데 전기자극에 대한 부정적인식으로 치료를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의료진이 조현병환자를 대상으로 전기경련요법의 효과성을 입증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중선 교수, 주성우 전문의는 전기경련요법으로 치료받은 조현병환자의 1년간 치료경과를 분석한 결과 발표, 약물치료 중단횟수와 입원치료횟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중선 교수(오른쪽)와 주성우 전문의가 전기경련요법 치료를 준비하고 있다. 

전기경련요법은 환자의 머리에 전극을 부착해 전기를 흘려 20초 이상 인위적인 경련을 유발하는 치료법이다. 일주일에 2~3회 간격으로 환자의 진단 및 치료경과를 고려해 총 치료 횟수를 결정한다. 마취 상태에서 전기자극을 주기 때문에 통증은 없으며 시술 후 근육통, 두통, 기억상실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자마다 최적화된 전기자극 용량과 방법을 적용한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 최소 6회 이상 전기경련요법 치료를 받은 조현병환자 380명의 약물치료 중단횟수, 정신건강의학과 입원치료 횟수 등 1년간의 치료경과를 분석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전기경련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군에서 약물치료 중단횟수는 약 45%, 입원치료 횟수는 약 31% 감소, 치료효과가 뛰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조현병환자가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꾸준한 치료가 중요한 만큼 약물치료 중단횟수 감소는 증세가 호전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전기경련요법과 약물단독요법의 치료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전기경련요법 환자군과 나이, 성별, 중등도 등을 유사하게 매칭한 약물단독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 1140명의 치료경과도 분석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약물단독요법으로 치료한 그룹의 약물치료 중단횟수는 약 13% 감소해 전기경련요법 그룹에 비해 감소효과가 비교적 높지 않았다. 즉 약물요법만으로 치료받은 조현병환자 그룹의 치료경과보다도 전기경련요법 그룹의 치료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주성우 전문의는 “전기경련요법은 이름 자체에서의 부정적 인식과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으로 꺼리는 경향이 많지만 대부분의 부작용은 하루 이내 호전을 보이며 효과가 검증된 치료법”이라며 “1차적인 약물치료로 효과가 적을 경우 증상 호전을 위해 고려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중선 교수는 “아직까지 국내 임상 현장에서 전기경련요법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다”며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조현병뿐 아니라 우울증, 양극성 장애 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대상으로 전기경련요법을 적극 시행해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정신과 분야의 국제학술지 ‘신경정신질환과 치료(Neuropsychiatric Disease and Treatment)’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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