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불안감에 일상마저 흔들…혹시 ‘범불안장애’ 아닐까
지나친 불안감에 일상마저 흔들…혹시 ‘범불안장애’ 아닐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9.14 0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안요소 없는데도 불안감 심해…신체증상도 동반
방치하면 우울증, 알코올의존 등 또 다른 문제 낳아
다양한 방법으로 증상 완화…조기진단·치료 중요
불안감은 위험한 상황 등에서 자연스럽게 느끼는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만일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이유없이 불안감이 엄습하고 호흡곤란, 근육경직 등의 신체증상이 동반된다면 범불안장애를 의심하고 전문가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팬데믹 후 근심과 불안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불안감을 유발할 만한 요소가 없는데도 이유없이 불안감이 엄습하고 이로 인해 일에 집중하기 힘들거나 쉽게 피로해지고 잠까지 못 이룬다면 치료가 필요한 ‘범불안장애’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범불안장애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불안장애는 이유없이 불안을 느끼거나 불안의 정도가 지나쳐 다양한 신체·정신적증상을 유발하는 정신질환이다. 공황장애, 공포증 등도 이에 속하는데 이 중 범불안장애는 평생 유병률이 전체 인구의 5% 정도로 높은 편이라고 알려졌다.

발생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학계에서는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원인을 추정하고 있다.

먼저 생물학적인 관점에서는 뇌의 신경전달체계 기능 이상, 특히 대뇌에 있는 가바(GABA, 중추신경계의 중요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신경전달체계 이상으로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정신분석학적으로는 불안이 해결되지 않은 무의식적 갈등의 발현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인지행동적인 관점에서는 부정적인 사건에 대한 지나친 집착, 정보처리과정의 왜곡 등을 원인으로 본다.

이처럼 원인은 뚜렷하지 않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본인이 범불안장애에 해당하는지 알 수 있다. 불안과 걱정이 지나쳐 일상 속에서 여러 신체‧정신적 고통을 겪으면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스스로 느낀다면 범불안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는 것. 

고려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호경 교수는 “정상범주의 불안은 위험한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경고신호로 생존을 위한 자연스런 정서적 반응”이라며 “하지만 불안을 야기할 만한 요소, 상황, 사건 등이 없는데도 지나치게 불안을 느낀다면 범불안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대부분 신체적증상이 동반된다는 점도 기억하면 좋다.

윤호경 교수는 “예를 들어 아무런 이유 없이 길을 걷는데 사고를 당할 것 같아 불안해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근육이 경직되는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라며 “특히 이러한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스스로 불안을 조절할 수 없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라면 범불안장애로 진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러한 증상은 환자 상태에 알맞은 치료를 통해 완화할 수 있다.

범불안장애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비약물적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에는 보통 항우울제(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재흡수억제제 등)가 사용된다. 항불안제(벤조디아제핀 등)를 단기간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약물치료와 함께 다양한 심리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의 비약물적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평소 충분한 휴식과 수면, 취미활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도 범불안장애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윤호경 교수는 “간혹 정신과 약물에 대한 선입견으로 약물 복용을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약을 복용하는 것이 오히려 약물남용 및 부작용을 예방하고 질병을 조기에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범불안장애를 방치하면 우울증, 알코올의존, 약물남용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진단·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